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산업 인력 부족이 심화된다.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텍 등 바이오 의약품 개발, 제조 기업이 생산설비를 대폭 늘리면서 관련 인력 확보가 비상이다. 전국 바이오 학과에서 매년 1만명이 넘는 졸업자가 배출되지만 생산시설에 바로 투입할 인력은 부족하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2008년 932억달러(약 102조9400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2070억달러(약 228조7000억원)로 3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시장도 연평균 15%에 가까운 성장세가 이어진다.
바이오산업 성장에 맞춰 기업 투자도 강화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바이오텍 등은 글로벌 시장 진출에 맞춰 생산설비를 대폭 확대한다. 2018년~2020년을 기점으로 국내 의약품 생산 라인은 현재보다 최대 5배 커질 것으로 보인다.
생산시설 확대에 따른 전문 인력 확보가 과제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바이오플랜은 숙련된 생산인력 신규 채용·유지가 향후 바이오 생산설비 증설에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내다봤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올해 충원한 100명 중에서도 생산인력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해외까지 나가 인력을 물색했다”며 “해외기관과 인력 양성도 논의했지만 급여 등 다양한 문제 때문에 불발됐다”고 말했다.
중소 바이오기업은 생산인력 확보가 더 어려워 납기일조차 못 맞춘다. 특히 생산시설이 지방에 있는 경우 역량 있는 인력 채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정일 아리바이오 대표는 “해외 수출계약까지 체결해 생산량이 급증하지만 관련 인력이 부족해 납기일도 못 맞춘다”며 “엔지니어링을 공부한 인력이 부족한데다 공장이 지방에 있으면 지원자 구하기가 더 어렵다”고 전했다.
정부도 바이오산업 생산인력 부족을 인지, 2014년부터 연간 14억원씩 투입해 GMP 인력양성 사업을 진행한다. 연간 80명씩 4개월 교육과정을 지원한다. 이마저도 예산과 인프라 부족으로 확대에 어려움을 겪는다. 현재 국내에서 바이오 의약품 생산인력 교육을 위한 GMP 시설은 대전, 춘천, 전남, 전북 등 4곳에 불과하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2014년부터 연간 80명씩 GMP 인력을 양성하지만 시장 수요에 비해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정부와 바이오기업이 막대한 자원을 R&D에 투입하지만 성과가 적은 이유는 사람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단순 대졸 사원이 아닌 스페셜리스트를 양성한다는 인식을 생산 분야에도 접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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