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은행장 간담회서 “가계부채 과도, 소상공인 이자부담 커”
가계부채 주범인 주담대 조이고, 소상공인 지원확대 메시지로 해석
[프레스나인] 금융당국이 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과도한 가계부채의 문제점과 소상공인 이자경감의 필요성에 대한 메시지를 명확히 분리해 전달함에 따라 상생금융 압박으로 갈팡질팡하던 은행 대출금리가 일관된 흐름을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7일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함께 지난주 금융지주 간담회에 이어 은행장 간담회를 개최하고 은행권의 주요 금융현안에 대해 함께 의견을 나눴다. 이날 김 금융위원장이 빠르게 늘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점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은행이 금리 방향성을 잡아가는데 보다 수월해졌다는 평가다.
이날 김 위원장은 “가계부채가 아직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크게 저해할 상황은 아니지만, 성장잠재력이 저하되고 부채상환을 위한 가계의 소득창출 능력도 빠르게 회복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는 GDP 규모를 넘는 과도한 가계부채는 문제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으며, 우리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 관점에서 가계부채 관리에 대한 은행권의 적극적인 관심과 실천노력이 중요하다”며 가계부채 디레버리징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반면, 상생금융 관련해서는 “은행권의 논의를 적극 지원하면서 제2금융권을 이용하고 있는 자영업자‧소상공인 분들도 금리부담을 경감할 수 있도록 고금리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상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의 범위와 지원수준의 대폭 확대 등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이 금감원장도 “중저신용자에 대한 자금공급도 각 은행별 상황에 맞게 소홀함 없이 이루어지도록 은행장들께서 관심을 가져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해 상생금융 시즌2 대상자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중저신용자에 국한된 점을 명확히 했다.
업계에서는 이달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이 자칫 대출금리 하락을 자극시켜 가계부채를 다시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실제 가계부채 문제가 공론화로 상승세를 타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이달 다시 하락세로 전환하는 등 은행권 대출금리가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금융권에 따르면 24일 기준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의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대표 상품 금리는 연 3.86~6.00%로 집계됐는데, 이는 하단과 상단이 이달 초 대비 0.5%p 이상 하락한 것이다. 주담대 금리 하단이 3%대로 내려온 것은 9월 말 이후 약 두 달여 만이다.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한 것은 준거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하락요인 외에도 상생금융 압박도 상당부분 영향을 미쳤을 거란 분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달 상생금융 이슈로 대출금리 방향성을 잃고 혼란스러웠던 것은 맞다”며 “은행장 간담회에서 금융당국이 가계부채의 문제점을 명확히 한 점을 고려하면 가계부채 비중이 큰 주담대 금리는 조이고,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 대출은 지원하라는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을 거 같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