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peline Review][ABL바이오]BBB 투과 기술, 파킨슨병 치료에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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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peline Review][ABL바이오]BBB 투과 기술, 파킨슨병 치료에 활용
  • 김창원 기자
  • 승인 2025.06.1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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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ABL301, Grabody-B 플랫폼 기술로 BBB 효과적으로 통과…RMT 메커니즘 활용
기존 항체치료제 대비 효율·선택성 높아…2상부터 사노피 단독 개발 예정

[프레스나인] 에이비엘바이오는 2016년 설립된 이중항체 기술 기반의 바이오텍으로, 설립한지 10년이 채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사노피, GSK 등과 대규모 기술이전을 체결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중항체 플랫폼과 항체-약물 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s, ADC) 등 혁신적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난치 질환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여러 파이프라인 중 우선적으로 주목할 만한 파이프라인으로는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로 개발 중인 ABL301을 꼽을 수 있다. ABL301은 파킨슨병 치료를 목표로 하는 이중항체 신약으로, 파킨슨병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알려진 알파-시뉴클레인(α-synuclein, SNCA) 응집체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항체다. 

알파-시뉴클레인 응집체는 신경세포 내에서 알파-시뉴클레인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뭉쳐 형성된 집합체를 의미한다. 알파-시뉴클레인은 원래 뇌의 신경세포 말단에 풍부하게 존재하고, 신경전달물질의 방출과 도파민 신호 조절 등 정상적인 뇌 기능에 관여하는 단백질이다. 하지만 이 단백질이 잘못 접히거나 변형되면 단량체(단일 분자) 상태에서 올리고머(소수 집합체), 섬유화된 형태 등 다양한 크기와 구조의 응집체로 변할 수 있다. 이 응집체들은 서로 결합해 점차 더 큰 구조를 이루며, 파킨슨병 환자의 뇌에서 발견되는 루이 소체(Lewy body)의 주요 성분이 된다. 신경세포 내에서 독성을 유발해 세포 기능을 방해하고 신경세포 사멸을 촉진해 파킨슨병, 루이체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ABL301은 정상적인 알파-시뉴클레인 단일체에는 결합하지 않고 병리적 응집체에만 주로 결합해 질환의 진행을 억제하고자 하는 것이다.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술이 주목되는 부분은 알파-시뉴클레인 응집체에 결합하기 위해 항체가 뇌혈관장벽(Blood Brain Barrier, BBB)을 통과할 수 있게 하는 Grabody-B 플랫폼 기술이다.

BBB는 뇌와 혈액 사이에 존재하는 매우 선택적인 장벽 구조로, 외부의 유해물질이나 병원체 등으로부터 뇌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포도당, 필수아미노산, 전해질 등 뇌 기능에 꼭 필요한 일부 물질만을 선택적으로 통과시키고, 대부분의 약물, 독소, 고분자 및 친수성 물질 등은 차단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자체 플랫폼 기술인 Grabody-B 기술을 통해 ABL301이 BBB를 투과할 수 있게 한 것으로, Grabody-B는 IGF1R(인슐린 유사 성장 인자 1 수용체)를 타깃으로 해 BBB를 통과하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IGF1R은 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수용체 타이로신 키나아제(receptor tyrosine kinase) 단백질로, 인슐린 유사 성장 인자 1(IGF-1)과 높은 친화력으로 결합해 세포 성장, 분화, 생존, 대사 조절 등 다양한 생리적 과정에 관여한다. IGF1R은 뇌세포 표면에 특이적으로 많이 발현돼있으며, 이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나 약물은 RMT(Receptor Mediated Transcytosis, 수용체 매개 세포내이입) 메커니즘을 통해 BBB를 효율적으로 통과할 수 있다.

특정 분자가 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수용체에 결합하면, 세포막이 안쪽으로 함입(invagination)돼 소포(vesicle)를 형성하고, 이 소포가 세포 내부로 이동하는 것을 RMT 메커니즘이라고 부른다.

다시 말해 ABL301이 IGF1R와 결합하면 RMT 메커니즘을 통해 BBB를 투과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로슈의 트론티네맙도 이와 같은 RMT 메커니즘을 활용한 약물이지만, 트론티네맙의 경우 트랜스페린 수용체(TfR)를 타깃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IGF1R을 타깃으로 하는 ABL301은 기존 TfR 기반 BBB 셔틀과 비교해 안전성과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Grabody-B 플랫폼은 파킨슨병 외에도 알츠하이머 등 다양한 CNS 질환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ABL301은 지난 2022년 1월 사노피와 총 1조5000억 원 규모의 공동 개발 및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으며, 현재 미국 임상1상을 진행 중이다. 올해 임상1상을 종료할 예정이며, 임상2상부터는 사노피가 단독으로 개발을 진행하게 된다. 

ABL301 작용 기전. 사진/에이비엘바이오
ABL301 작용 기전. 사진/에이비엘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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