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격근 인슐린 민감성 향상시켜 지방 감소 효과, 근육 증가
[프레스나인] 한미약품 안팎에서 최근 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는 파이프라인은 차세대 비만 치료제 HM17321이다. 이제 막 임상 1상 진입을 앞둔 개발 초기임에도 시장의 관심이 높다. 지방을 줄이면서도 근육량은 더 늘린다는 효과 때문이다. 위고비, 젭바운드 등 비만 치료제 시장을 석권한 기존 GLP-1 제제들이 지닌 근육량 감소라는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것.
HM17321의 성분은 유로코르틴-2(UCN2) 유사체다. UCN2는 부신피질자극호르몬방출인자(CRF) 계열의 펩타이드로, CRF2 수용체(CRF2R)에 선택적으로 작용한다.
먼저 지방 감소 효과의 기전을 보면 인슐린 민감도(insulin sensitivity)의 조절이 핵심적인 부분으로 파악된다. UCN2와 CRF2R은 체내 골격근(skeletal muscle)에서 특히 높게 발현해 인슐린 민감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체 약 40~50%를 차지하는 골격근은 인슐린 작용을 통해 포도당을 흡수하고 이를 에너지로 사용하거나 글리코겐으로 저장한다. 글리코겐 저장량이 꽉 차면 남은 포도당은 지방으로 축적된다. 쌓인 지방에서 나오는 유리지방산은 인슐린 민감도를 낮춰 골격근의 포도당 흡수가 더 어려워지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지방 축적이 더 가속화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HM17321은 CRF2R에 작용함으로써 인슐린 민감도를 향상시킨다. 비만 환자가 섭취한 포도당이 활발하게 대사되게끔 해 지방 축적을 막고 기존에 쌓인 지방의 분해도 유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UCN2와 CRF2R의 작용은 이처럼 지방 감소 효과를 내는 한편 골격근량 개선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 연구(2022, Natalia Lautherbach)에 따르면 골격근의 단백질 대사를 제어하는 Akt 및 ERK1/2 단백질 등의 신호체계에 관여해, 근육 성장을 촉진하고 단백질 분해를 억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술했듯 골격근은 포도당을 대사해 에너지로 소비한다. HM17321이 다른 비만 치료제들과 달리 골격근량을 감소시키지 않고 오히려 늘리는 건 지방 감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이점인 셈이다.
HM17321이 주목받는 건 이론상의 기전이 차별적일 뿐 아니라 데이터가 이미 어느 정도 도출돼 있다는 데 기인한다. 한미약품은 앞서 HM17321와 기존 GLP-1 제제의 체중 및 골격근량 변화를 비교하는 전임상을 진행해 경쟁력 있는 데이터를 확보해 발표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