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관련 기관에 따르면 국가치매연구개발위원회는 미국 알츠하이머병 유전학 컨소시엄(ADGC), 에드니 컨소시엄, 핑거 프로그램 등 글로벌 컨소시엄과 협력한다. 이르면 연말 협약을 체결하고 빅데이터 공유를 골자로 한 공동 연구를 본격화한다.
ADGC는 알츠하이머병 관련 유전체 데이터베이스(DB)를 보유했다. 보유 DB량만 3만명에 달한다. 미국은 물론 유럽, 호주, 일본 등 세계 연구자, 연구기관이 참여한다.
우리나라는 개별 연구자 단위에서 참여했다. 국내에서 치매 관련 유전자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폐쇄적으로 운영되는데다 '정보 공유'를 핵심 요건으로 해 우리나라 연구진이 얻는 혜택이 적었다. 국가치매연구개발위원회는 개인이 아닌 국가로써 처음 참여한다. 아시아 국가 참여 저조로 관련 데이터 확보가 어려웠던 ADGC와 글로벌 데이터가 필요했던 우리나라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에드니 컨소시엄에도 참여한다. 이 컨소시엄은 치매 관련 뇌 영상정보를 가장 많이 보유한 기관이다. 미국국립보건국(NIH)와 다국적 제약사가 500억원씩 출자했다. 약 1만명 영상정보를 DB화했다. 알츠하이머병 등 치매는 행동으로 관찰하지만, 궁극적으로 뇌 영상정보로 진단·예측한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조기진단, 치료제 개발을 위해 다양한 영상정보가 필요하다. 글로벌 치매 예방을 목적으로 한 '핑거프로그램' 참여도 검토한다.

삼성서울병원, 조선대병원, 가천대길병원 등 치매 연구 선도 병원조차 수천명 수준 환자·일반인 정보만 보유 중이다. 영상정보는 데이터 표준화가 안돼 통합 분석이 어렵다.
치매는 인종별 특이점이 적다. 국내를 포함, 글로벌 데이터를 확보할 경우 치매 조기발견, 예방,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다. 최근 치매 원인 물질로 주목받는 타우 단백질 역시 PET 영상정보 분석으로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발견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치료제 개발과정에서 타깃 물질을 찾고, 효과를 검증하는 것 역시 빅데이터가 필수다.
치매 빅데이터 분야에서 아시아 주도권 확보도 시도한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치매 영상정보 확보가 용이하다.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비용이 미국의 5분의 1 수준이다. 뇌영상촬영장치 접근성과 ICT 역량까지 보유해 관련 분야 빅데이터 주도권 확보 가능성이 높다.
노영 가천대길병원 신경과 교수는 “저렴한 촬영비용으로 기존에 확보한 치매 영상정보가 풍부하다”면서 “전문가 역량과 ICT도 뛰어나 빅데이터 구축으로 이어지면 국제 무대에서 주도권 확보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건호 조선대 의생명과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도 2012년 K-에드니 사업을 추진했지만 참여저조, 정부 투자 중단 등으로 사업을 접었다”면서 “빅데이터에 대한 장기적 비전과 구축, 공유에 대한 정부 차원 가이드라인 제정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저작권자 © PRESS9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