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국임상시험산업본부 '한국임상시험 산업 정보 통계집'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CRO 시장 규모는 3772억원 규모다. 2014년(2940억원), 2015년(3318억원)에 이어 연평균 12.5% 성장세를 보인다.
두 자릿수 성장에 국내 시장에서 호황을 누리는 것은 외산 CRO업체다. 작년 기준 외국계 CRO 업체 매출은 총 2604억원으로, 전년대비 21.3%나 성장했다. 국내 CRO업계는 전년대비 0.4% 줄어든 1167억원을 버는데 그쳤다.
국산 CRO 성장이 정체되면서 외국계 기업 매출 쏠림현상은 지속된다. 전체 시장에서 외산 CRO 매출 비중은 2014년 65.3%, 2015년 65%를 보였다. 작년 70%까지 확대됐다.

우리나라는 올해 4월 기준 총 7912건의 글로벌 임상시험을 수행했다. 중국(9375건)에 이어 아시아 2위다. 국가별 제약사 의약품 임상시험 순위에서도 우리나라는 전체 3.41%를 차지해 8위에 오른다. 미국, 유럽 등과 비교해 임상시험계획서(IND) 승인이 빠른데다 의료보험 적용비율이 높아 최적 임상시험 수행 국가로 꼽힌다.
국내 CRO 기업 수는 총 45개다. 이중 26곳(62.5%)이 국산기업이다. 2016년 기준 국산 CRO 평균 매출은 48억6600만원이다. 전년(46억9000만원)대비 3% 증가하는데 그쳤다. 국산 CRO 중 규모가 가장 큰 LSK글로벌PS도 연 매출 200억원 수준이다. 반면 작년 외산 CRO 평균 매출은 국산기업 3배에 가까운 137억700만원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처음부터 세계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임상시험을 하다 보니 외국계 CRO 기업을 선호하는 게 사실”이라며 “외국계 기업이 가진 풍부한 네트워크와 임상시험 경험, 전문 인력, 신뢰성 등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국내 바이오·제약사를 뒷받침할 국산 CRO 육성이 시급하다.

유승준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장은 “외국계 CRO 매출 비중이 높은 것 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우리나라에서 진행한 다양한 임상시험 정보를 확보하는 것”이라며 “임상시험 정보로 서비스 역량을 높이는 한편 추후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이나 데이터를 이용한 비즈니스로 확장하는 씨앗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제약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국산 CRO 기업 역할이 중요하다”며 “국내 제약-CRO가 컨소시엄을 맺어 글로벌 진출하거나 국산 CRO 기업이 인턴을 고용할 때 정부차원에서 지원한다”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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