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키트기업 매출급감에 재고부담, 손실충당금↑

[프레스나인] 제약사들의 3분기 재고가 연초 대비 크게 증가했다. 매출성장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으로 재고관리는 양호한 상태다.
본지가 국내 상장 제약사 110곳(바이오텍 제외)을 대상으로 3분기(별도) 기준 재고자산을 집계 결과 전체 8조6755억원으로 연초 7조4679억원 보다 16% 증가했다.
기업 매출이 부진한 가운데 재고자산의 가파른 증가는 경영의 적신호로 해석된다. 하지만 제약사의 경우 1분기 코로나 대유행에 따른 판매증가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들 제약사들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진단키트 및 기침·감기약·해열진통제 품목의 동반상승 효과로 역대 최대인 10조3515억원을 달성했다. 전년동기 대비 32% 상승한 수치다. 매출증가로 생산량이 늘자 덩달아 재고자산도 함께 상승했다.
2분기 이후 성장세가 둔화되긴 했지만 3분기 누적 총 매출액은 27조9457억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17.1% 증가했다.
재고가 빠르게 쌓이긴 했지만 소진 속도를 고려할 경우 부담은 아직 낮은 편이다. 재고자산회전율이 양호한 까닭에서다.
재고자산회전율(재고자산/매출원가)은 재고자산이 얼마나 빨리 현금 또는 매출채권으로 전환되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회전율이 높을수록 재고가 빠르게 판매로 이어졌단 의미로 재고관리의 효율성을 가늠할 수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업계 전체 재고자산회전율(재고자산 합계/평균 매출원가 합계)은 1.8로 전년도 1.9와 차이가 없었다. 재고가 크게 늘긴 했지만 그 만큼 소진도 빨라져 전년 수준으로 재고관리가 유지됐다 볼 수 있다. 110개 기업 중 67곳이 전년도 보다 회전율이 높아졌다.
단, 제약사들 매출이 1분기 이후 두 분기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어 향후 매출추이에 따라 재고자산 리스크가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은 존재한다.
전통제약사와 달리 진단키트 등 코로나 관련 기업의 재고부담은 현실로 다가왔다.
씨젠은 3분기 진단키트 미사용 재고에 대한 681억원 대손충당금 설정으로 413억원 대규모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휴마시스 역시 이번 3분기에만 재고자산 충당금 69억원을 설정해 올해 총 110억원을 손실로 인식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수출물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1분기 1조3443억원 매출달성 이후 2분기 7824억원, 3분기 522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재고자산도 연초 2926억원에서 3분기 3815억원으로 30% 증가했다. 엑세스바이오 재고자산도 매출감소로 535억원에서 1101억원 두 배 이상 늘었다.
코로나 백신 접종자 감소 영향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 재고도 1350억원에서 2201억원으로 63% 증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