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탓에 4Q 순손실, 현금곳간 2000억→120억 감소

[프레스나인] 보령이 매출 신기록을 연이어 갱신해 나가고 있어 주목된다. 회사는 3년 안에 목표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단 계획이다.
잠정실적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보령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하며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전년대비 21% 성장한 7605억원을 달성했고, 영업이익도 37% 성장한 566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매출 성장세가 인상적이다. 별도기준 2020년 4분기 1274억원을 시작으로 지난해 4분기 1916억원 달성까지 8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심혈관 및 당뇨, 암, 정신질환 등 만성질환 중심의 전문의약품을 중심으로 전 부문에서 고른 성장을 이뤄냈다.
대표품목인 고혈압 신약 카나브 패밀리는 지난해 130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9% 성장한 수치다. 지난해 3제 고혈압 복합제인 듀카브플러스(성분명 피마사르탄+암로디핀+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의 출시로 라인업이 확장된 카나브 패밀리는 올해 성장폭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항암제 분야는 전년 대비 61% 성장한 160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한국쿄와기린과 공동판매를 시작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그라신(성분명 필그라스팀), 뉴라스타(성분명 페그필그라스팀)는 각각 176억원, 34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보령이 2021년부터 독점판매 해온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삼페넷(성분트라스투주맙)’과 ‘온베브지(성분명 베바시주맙)’도 지난해 큰 폭으로 성장했다. 7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157% 성장했고, 온베브지는 193억원의 매출로 421% 성장하며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보령의 CNS(중추신경계) 사업은 지난해 자이프렉사(성분명 올란자핀)를 중심으로 전년대비 127% 성장한 26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오리지널 브랜드 인수 전략(LBA, Legacy Brands Acquisition)으로 자산화한 자이프렉사를 중심으로 CNS를 특화된 사업분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용각산은 지난해 오미크론 확산과 코로나19 재택치료에 따른 상비약 수요 증가로 지난해 130억원(전년대비 38% 성장)의 매출을 기록하며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등극하는 등 일반의약품 사업도 전체적으로 순항했다.
지난해 4분기 최대 매출 달성에도 순이익이 손실로 전환된 점이 눈에 띈다.
4분기 영업이익 117억원을 달성했지만 금융비용 등 기타비용 발생으로 세전순이익은 50억원 손실로 전환했다. 이는 4분기 환율변동에 따른 외환보유액 가치 조정으로 회계 상 마이너스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작년 3분기 보령은 환율급등 영향으로 250억원의 외환차익을 회계 상 금융수익으로 인식한 바 있다. 미국 금리인상 여파로 3분기 환율이 9월말 1400억원을 수직상승했고, 이후 다시 1200원대로 안정을 되찾았다.
보령은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투자를 지속적으로 이어 나가고 있다.
지난해 알림타 인수 등 오리지널 브랜드 인수(LBA)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한편, 우주산업 투자에도 뛰어 들었다. 작년말 민간 상업용 우주정거장 선도기업인 미국 액시엄 스페이스의 시리즈C 투자에 참여해 주식 29만5천980주(2.7%)를 5000만달러(650억원)에 취득하는 등 지금까지 총 6000만달러(780억원)를 투자했다.
연이은 투자 여파로 약 2000억원에 달하던 현금성자산은 연말 기준 약 120억원으로 축소됐다.
장두현 대표는 “자가제품력 강화와 성장 품목 중심으로 의약품 포트폴리오 개편, 영업마케팅 효율화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하는데 집중해왔다”며 “오는 2026년 매출 1조원, 영업이익 2,000억원 목표를 조기에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