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잇단 개입발언에 내치 모범 윤 회장 중임 필요성
[프레스나인]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가 차기회장 인선을 위한 경영승계절차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가운데 윤종규 회장이 경영권 승계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4연임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당장 오는 8일 발표예정인 숏리스트에 윤종규 회장이 포함될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아직 거취표명이 없어 명단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져 4연임 도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작년말부터 불거진 관치금융 논란과 최근 이복현 전 금융위원장의 인사개입 발언이 잇따르면서 관치(官治) 대척점에 서 있는 윤종규 회장의 존재감이 오히려 부각되는 모습이다.
얼마 전까지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4연임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지난해 이복현 원장이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과 만난 이후 농협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등은 모두 회장 연임이 무산되거나 교체됐고, 윤석열 정부 취임 이후 5대 금융지주 중 임기가 만료된 3곳의 회장은 모두 연임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가열되고 있는 관치금융에 대한 논란이 오히려 내치(內治)의 모범사례를 보여준 윤종규 회장이 다시금 회자되는 흥미로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금융당국의 입김에 금융지주 회장들의 연임이 줄줄이 좌절되고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각각 농협금융지주와 우리금융그룹 회장에 내정되면서 관치논란이 격화됐다.
최근에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잇따라 KB금융지주 회장후보 선정 및 절차와 관련해 구두개입에 나서자 금융권 안팎에서 KB금융마저 낙하산 인사에 대한 우려와 함께 관치금융에 대한 거부감이 번지면서 대척점에 선 윤 회장에의 경영성과와 리더십이 되레 회자되는 상황이다.
윤종규 회장은 재임기간 9년 동안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현대증권(현 KB증권), 푸르덴셜생명(현 KB라이프생명) 등 대규모 인수합병을 주도하며 외형확장은 물론, 안정적 조직운영을 통해 KB를 리딩금융그룹으로 성장시키는데 크게 공을 세운 인물이다. 순이익 역시 같은기간 1.4조원에서 지난해 4조4천억 원대로 3배 이상 성장시켰다.
올 상반기에도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많은 1조3000여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하고도 가장 많은 3조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본비율은 16.95%로 최고치를 기록 중이며 안정적 자본을 기반으로 주주환원 정책도 공격적으로 진행시켜 나가고 있다. 4연인 도전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여전히 자격요건을 갖추고 있는데다 그 동안의 경영성과를 감안하면 도전 명분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다만, 윤 회장이 정부당국의 암묵적 압박을 어디까지 버틸 수 있는지가 의문이다. 여기에 고령의 나이와 장기집권에 대한 부정적 시각, 경영 승계구도 프로그램이 가동되는 상황에서 인사적체 불만도 불거질 수 있다는 부분도 부담으로 지적된다. 경영권 승계에 대해 윤 회장이 내부적으론 입장을 밝혔던 터라, KB금융지주 경영권 승계 절차에 대한 논란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KB금융지주 회추위는 오는 8일 숏리스트(1차) 6명과 29일 숏리스트(2차) 3명 압축 후 내달 8일 최종 후보자 확정 예정이다. KB금융 회장 후보군 중 내부 후보에는 허인(62) 부회장(글로벌/보험부문장), 이동철(62) 부회장(디지털/IT 부문장), 양종희(62) 부회장(개인고객 및 WM/연금부문장)과 박정림(60) 총괄부문장, 이재근(57) KB국민은행장 등 계열사 사장단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
허인 부회장과 이동철 부회장은 2020년 회장 선출 당시 최종 후보군에 포함됐었다. 외부 후보군에는 하영구 전 은행연합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KB금융 회추위는 지난해 하반기 내부 후보자군 5명과 외부 후보자군 5명 등 총 10명의 회장 후보자군을 관리해왔고, 지난달 내부 후보자군 10명과 외부 후보자군 10명 등 총 20명의 회장 후보자군을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