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많은 SK바이오사이언스, 다음 M&A 대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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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많은 SK바이오사이언스, 다음 M&A 대상은?
  • 임한솔 기자
  • 승인 2024.07.02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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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T바이오로지카 인수 후에도 현금 보유 1조원 육박할 듯...M&A '총알' 충분
CGT, mRNA 플랫폼 조준..."좋은 회사 좋은 가격에 살 기회"

[프레스나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인수합병(M&A)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3000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들여 독일 CDMO 기업 IDT바이오로지카를 품에 안기로 결정했음에도 여전히 추가 딜을 모색하고 있다. 충분한 ‘총알’을 쥐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구체적인 M&A 대상은 어디일까.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된 뒤 신규 프리미엄 백신 개발,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메신저리보핵산(mRNA)을 비롯한 차세대 플랫폼 기술 확보 등으로 동력을 찾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바 있다. 다음 M&A 역시 이같은 전략에 따라 후보군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10월로 예정된 IDT바이오로지카 인수를 마무리한 뒤에도 1조원에 육박하는 현금 보유고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IDT바이오로지카 최대주주인 클로케홀딩(Klocke Holding GmbH)으로부터 IDT바이오로지카 지분 60%를 약 3390억원에 취득한다. 이와 함께 클로케홀딩이 SK바이오사이언스 유상증자에 참여해 760억원 규모 지분을 사들이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가 IDT바이오로지카 인수에 투입하는 현금은 2630억 수준으로 추산된다.

현재 회사가 보유한 현금에 비하면 크게 부담되지 않는 규모의 딜이라고 볼 수 있다. 1분기 말 기준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 약 1조2500억원을 들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실적 자체는 영업손실이 지속되는 상황이지만 앞서 코로나19 시기 벌어들인 목돈 대부분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다. 갚아야 할 빚도 많지 않다. 1분기 말 부채비율 13.4%, 차입금 비율 4.7%에 그친다. 현금 대부분을 원하는 용도에 투입할 수 있다는 얘기다.

IDT바이오로지카 인수 후 남은 현금은 백신 연구개발(R&D), 안동 백신 공장 증설, 신사옥인 송도 R&PD센터 건설 등 SK바이오사이언스의 본업에 먼저 쓰일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임상 3상에 진입하는 한편 안동 공장에서 폐렴구균 백신 상업화 물량을 생산하기 위한 증축에 들어갔다. 송도 R&PD센터의 경우 내년 상반기 완공 예정이다.

다만 이런 대형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는 중에도 회사는 신규 M&A 대상을 계속 찾고 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추가적인 M&A에 관심이 많은데 지금 타이밍이 꽤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좋은 회사를 좋은 가격에 살 수 있는 기회”라고 밝힌 바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높아졌던 글로벌 백신·바이오기업의 가치가 최근 정상화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M&A 대상으로 가장 유력한 기업은 CGT, mRNA 관련 기업으로 꼽힌다. CGT와 mRNA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이번 IDT바이오로지카 인수 역시 CGT 분야 진출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IDT바이오로지카는 CGT와 기술적으로 공유하는 부분이 많은 항암 바이러스 생산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CGT 쪽에서 인수가 이뤄진 만큼 다음 M&A는 mRNA 분야를 노릴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이 나온다. 안 사장은 지난해 초 “올해 CGT, mRNA 기업을 각각 1곳씩 M&A한다는 목표”라고 밝혔다. 올들어서도 mRNA 등의 신규 플랫폼 확보를 위해 인오가닉 전략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시기 글로벌 경쟁사들의 빠른 mRNA 백신 개발로 인해 자체 코로나19 백신 상업화에 큰 재미를 보지 못한 경험이 있는 만큼 M&A를 통한 플랫폼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물론 자체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 CEPI(전염병대비혁신연합)의 지원을 받아 일본뇌염 바이러스와 라싸열 바이러스에 대한 mRNA 백신 플랫폼을 연구하는 중이다.

이처럼 적극적인 M&A 기조는 얼핏 SK그룹의 최근 리밸런싱 전략과 다소 결이 다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리밸런싱을 추진한다고 해서 무조건 전방위적인 사업 구조조정을 벌이리라는 법은 없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사업은 SK그룹 차원에서 중시하는 사회적 가치와 맞닿아 있는 만큼 당분간은 외부 확장이 제한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안 사장이 말했듯 '좋은 회사를 좋은 가격에 살 수 있는 기회'를 살릴 필요가 있기도 하다.

안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리밸런싱의 핵심은 ‘선택과 집중’”이라며 “기회는 놓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1분기 말 기준 SK바이오사이언스 재무구조. 자료/SK바이오사이언스
1분기 말 기준 SK바이오사이언스 재무구조. 자료/SK바이오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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