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나인] HLB(에이치엘비)와 협력해 간암신약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의 미국 진출을 준비하는 중국 항서제약이 캄렐리주맙 생산 규모를 확대한다. 핵심 신약의 매출을 키우는 한편 신규 수요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항서제약 자회사 쑤저우성디아생물의약유한공사(苏州盛迪亚生物医药有限公司, 쑤저우성디아)는 최근 캄렐리주맙 주사제 생산을 위한 1만리터 규모 생물반응기(바이오리액터)에 대해 장쑤성 당국으로부터 GMP 승인을 받았다.
쑤저우성디아는 앞서 항서제약의 100% 출자로 설립됐다. 캄렐리주맙이 2019년 중국에서 최초 승인된 뒤로 캄렐리주맙의 상업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간암 치료용으로 승인된 PD-1 단일클론항체 중 처음으로 중국 내 생산이 이뤄진 사례로 알려졌다.
이번 GMP 승인은 항서제약의 대규모 증설계획의 일환으로 보인다. 항서제약은 캄렐리주맙 등 자사 의약품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쑤저우성디아를 중심으로 2000리터 규모 생산라인 18개, 3000리터 규모 생산라인 2개, 6000리터 규모 생산라인 4개, 1만리터 규모 생산라인 3개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항서제약은 이번 승인으로 캄렐리주맙 생산용 1만리터 바이오리액터를 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게 돼 1만리터 규모 세포배양 기술에서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또 GMP 요구사항을 준수함으로써 안정적인 품질과 생산능력을 유지해 관련 수요를 충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회사는 캄렐리주맙의 생산을 확대해 매출 증진 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미국 매거진 파마익스 제약산업 분석업체 ‘이밸류에이트 파마(EvaluatePharma)’의 데이터를 가공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캄렐리주맙 중국 매출은 약 11억3600만달러(약 1조5780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항서제약 전체 매출이 약 31억2800만달러(약 228억위안)였다. 출시 후 불과 몇 년 지나지 않은 신약에서 매출의 30% 이상이 나오는 것이다. 생산 확대의 동기가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 진출이 추진되고 있기도 하다. 장차 미국에 공급될 캄렐리주맙 물량을 고려하면 중국 내수에 대응할 생산능력을 미리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항서제약은 HLB와 손잡고 미국에서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을 간암 1차 치료제로 승인받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캄렐리주맙 미국 판매는 HLB가 담당한다. HLB는 앞서 지난해 10월 항서제약으로부터 캄렐리주맙의 간암 분야 글로벌 판권을 가져왔다. 계약에 따라 항서제약은 캄렐리주맙의 판매 시작 후 10년간 간암 분야 매출 규모에 따라 누적기준 최대 10억달러에 이르는 로열티를 받게 된다.
미국 진출에 성공할 경우 HLB는 항서제약보다 더 큰 상업적 성과를 거두게 될 전망이다. HLB는 병용요법의 미국 발매 3년차에 매출 2조4022억원, 영업이익 2조469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로열티를 줘야 하는 캄렐리주맙보다는 리보세라닙 쪽에서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시장에서는 HLB와 항서제약 조합이 미국 FDA의 관문을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HLB는 5월 FDA로부터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에 대한 보완요청서신(CRL)을 수령했다. 캄렐리주맙 관련 제조공정(CMC) 등에 대해 일부 지적사항이 있다는 이유였다. 다만 최근 다시 FDA와 미팅한 결과 항서제약의 보완 자료로 충분히 소명됐다는 의견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신약승인 재심사 요청 서류를 조만간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