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은행 점포수 급감 속 '농협銀' 나홀로 증가…악화되는 경영효율성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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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은행 점포수 급감 속 '농협銀' 나홀로 증가…악화되는 경영효율성 어쩌나
  • 박수영 기자
  • 승인 2024.08.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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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점포 3915개 중 농협 1102개 28% 차지, 작년 2곳 증가
상반기 판매관리비 전년 대비 8.2% 증가→CIR 상승세 이어져
"설립 취지 특수성으로 점포 통·폐합 어려워"

[프레스나인] 시중은행이 비용 절감을 위해 오프라인 점포 통·폐합에 나선 가운데 NH농협은행의 점포 수는 오히려 늘고 있는 추세여서 관리비 통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농협은행은 주 고객층인 농업인들의 비대면 금융 접근성이 떨어지는 이유로 손쉽게 점포를 줄이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결국 관리비 증가로 이어져 경영효율성을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16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점포 수(출장소 포함)은 3915개로 지난해 12월 말(3926개) 대비 11개 감소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에서 2018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폐쇄된 은행권 영업지점 수는 1003개에 달한다. 시중은행들이 오프라인 점포를 폐쇄하는 이유는 업무 디지털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비용을 줄이기 위함이다.

하지만 농협은행은 올해 수원 권선동지점과 전주 태평동지점 등 2곳이 인근 지점과 통·폐합됐지만 추가 출점이 발생하면서 전체 점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100개에서 1102개으로 더 늘었다. 영업점을 통·폐합하고 있는 시중은행과는 정반대의 행보다.

농협은행은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점포를 유지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점포 수가 농협은행 경영 효율성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올 1분기 기준 농협은행의 영업이익경비율(CIR)은 43.96%으로 지난해(40.9%) 대비 3.06%p 상승했다. CIR은 은행이 벌어들인 총영업이익에서 인건비, 임대료 등 판매관리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낮을수록 경영 효율성이 좋다고 해석할 수 있다.

농협은행의 CIR이 상승한 이유는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점포를 유지하면서 판매관리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농협은행의 올 1분기 판매관리비는 9120억원으로 지난해(8309억원) 대비 9.8% 증가했다. 2분기 들어 전사적 비용절감에 나선 덕에 전분기 보다 10% 가량 줄이긴 했지만 상반기 기준으로 전년 보다 8.2% 늘어 전체적인 관리비 증가추세를 멈춰세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보유 점포 수가 많을수록 인건비, 물품비 등 판매관리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농협은행이 점포 수를 줄이기는 쉽지 않다는 점이다. 농협은행은 주 고객이 고령층이고, 애초에 설립 취지가 농업·농촌 지원이라는 특수성이 있기에 쉽게 점포를 없애거나 통·폐합할 수 없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태생적으로 고령 고객과 지역 사회에 공헌하기 위해 다른 은행들보다 많은 점포 수를 보유하고 있어 판매관리비가 높을 수밖에 없다"면서 "효율적인 비용관리로 경영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료/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자료/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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