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시앱텍, 美 생물보안법 리스크에도 주가 반등...왜?
상태바
우시앱텍, 美 생물보안법 리스크에도 주가 반등...왜?
  • 임한솔 기자
  • 승인 2024.10.10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시앱텍 주가, 미국 생물보안법 하원 통과 후 오히려 상승 추세
사업 영향 크지 않을 수도...증권사 “극소수 정부 지원 프로젝트만 제한”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사업부 매각 소식도 주가 견인

[프레스나인] 세계적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인 중국 우시앱텍(Wuxi Apptec) 주가가 오름세다. 미국 정부의 생물보안법(BIOSECURE) 추진으로 미국 제약바이오기업들과 거래가 축소될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오히려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셈이다. 

10일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우시앱텍 주가는 8일 정오 기준 57.60위안을 기록해 5거래일 전 대비 34.08% 급등했다. 1개월 전과 비교하면 46.16% 오른 수준이다. 홍콩증권거래소를 기준으로는 3개월 전 28달러에서 7일 기준 69달러까지 상승했다.

앞서 1년 전까지로 돌아가면 회사 주가는 꾸준한 하락세를 보여 왔다. 작년 10월경 상하이증권거래소 기준 80위안 중후반대에서 형성됐으나 올해 9월 이르러서는 30위안대에서 거래됐다. 특히 1월 미국 상하원이 생물보안법을 공동발의한 직후의 낙폭이 컸다. 

생물보안법은 미국인의 유전자 데이터가 중국 공산당과 협력관계로 의심되는 중국 바이오기업으로 이전되지 않도록 막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우시앱텍은 관계사인 CDMO 기업 우시바이오로직스와 함께 생물보안법이 지정한 우려 대상 기업에 올랐다. 다른 중국 유전체 장비제조 및 분석서비스 기업인 BGI, MGI, Complete Genomics 등도 목록에 포함됐다.

생물보안법에 따르면 미국의 행정기관은 우려 대상 기업과 구매 계약을 체결하거나 대출 및 보조금을 제공할 수 없다. 또 행정기관으로부터 대출 및 보조금을 수령한 기업은 기금을 우려 대상 바이오기업의 장비 또는 서비스를 구매할 때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우려 대상 기업과 이미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계약 연장이 불가능해진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생물보안법은 현지시각 9월9일 미국 하원을 통과해 이제 상원의 최종 검토만을 남겨두고 있다. 미국 정부가 지속해서 중국을 견제하는 행보를 취하는 가운데 하원에서 찬성 306, 반대 81이라는 압도적인 결과가 나온 만큼 상원 역시 법안을 통과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이 나온다.

우시앱텍이 미국 안보에 얼마나 위협이 되는지와 별개로, 회사는 미국 제약바이오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평가된다. 뉴욕타임스 등은 미국에서 사용되는 의약품 4분의 1의 개발 과정에 우시앱텍이 관여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바꿔 말하면 우시앱텍 실적도 그만큼 미국에 크게 의존한다는 얘기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중 65%가 미국 고객으로부터 나왔다. 

이렇다 보니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본격화한 후 우시앱텍 주가는 계속 약세를 보이는 추세였다. 특히 직접적으로 우시앱텍의 사업을 제한하는 생물보안법은 회사의 존속에 가장 큰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런데 정작 법안이 하원을 통과해 발효가 가시화한 현시점에 우시앱텍 주가는 반등하는 모양새다.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1개월간 우시앱텍 주가(상하이증권거래소). 사진/구글 캡처
최근 1개월간 우시앱텍 주가(상하이증권거래소). 사진/구글 캡처

먼저 중국 현지에서는 생물보안법이 실제로 우시앱텍 등 우려 대상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치명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행정기관의 지원과 무관한 미국 제약바이오기업은 우시앱텍과 거래관계를 유지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홍콩 CMB국제증권은 생물보안법이 하원을 통과한 직후인 9월12일 보고서를 통해 “생물보안법이 통과되더라도 극소수의 정부 지원 프로젝트에만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시앱텍 미국 사업은 기본적으로 건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들어 우시앱텍 실적을 보면 당장은 생물보안법에 따른 영향이 뚜렷하지 않은 모습이다. 상반기 매출은 172억4000만위안(약 3조3000억원)으로, 수요가 급감한 코로나19 상업화 프로젝트 관련 실적을 제외하면 전년 동기 대비 0.7% 감소하는 데 그쳤다. 미국 매출은 코로나19 실적을 제외했을 때 감소분이 1.2%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전체 수주잔고는 전년 대비 33.2% 성장(코로나19 제외)한 431억위안을 달성했다. 

생물보안법이 발효하기까지 아직 상당한 시간이 남아 있기도 하다. 상원 통과 후 대통령 서명이라는 행정절차가 완료되더라도 생물보안법의 실제 적용은 2032년 1월로 유예된다. 법안이 미국 제약바이오업계에 주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우시앱텍이 올해 생물보안법 등 외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전년 수준의 매출 383억~405억위안을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까닭이다. 또 CMB국제증권은 우시앱텍이 2025년과 2026년 다시 두 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우시앱텍이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사업부 Wuxi ATU의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보도된 것도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필라델피아에 제조시설을 갖춘 Wuxi ATU는 업종 상 미국 정부가 경계하는 유전자 정보의 유출 위험이 큰 사업부로 여겨진다. 그러면서도 수익성은 부진하다. 현재 CAR-T 치료제 등의 상업화를 지원하고 있으나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서다. 상반기 매출이 5억7500만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반면 손실 규모는 확대돼 1억7000만위안에 이르렀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우시앱텍이 Wuxi ATU를 매각할 경우 생물보안법과 관련한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전사적인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적, 정무적인 측면에서 동시에 이익을 볼 방법이라는 얘기다.

우시앱텍은 8일 Wuxi ATU 매각과 관련해 “Wuxi ATU 사업의 운영을 지속하기 위해 다양한 옵션을 평가하고 있다”며 “아직 어떤 결정을 내리거나 실질적인 합의를 체결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사진/우시앱텍
사진/우시앱텍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