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조달로 수백억 확보, 음성 백신공장 증설 등에 투자
[프레스나인] 올들어 일양약품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내려앉았다. 회사 운영에 필요한 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이 늘면서 현금흐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재고자산이 증가하는 데 반해 매출은 유의미하게 개선되지 않아 현금 회수가 둔화한 실정이다.
일양약품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말 연결기준 일양약품 재고자산은 796억원으로 2023년 말(617억원) 대비 180억원가량 늘었다. 더 과거인 2021년 412억원, 2022년 614억원과 비교해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원료 확보에 따른 일시적 재고 증가와는 거리가 멀다. 재고자산을 항목별로 보면 3분기 말 기준 원료 재고는 165억원으로 2023년 말 163억원과 거의 차이가 없다. 반면 제품 재고는 195억원에서 314억원으로, 재공품 재고는 147억원으로 163억원으로 증가했다. 원료를 제품화했거나 제품화하는 중(재공품)인 재고가 쌓여가고 있다는 소리다.
그러나 매출의 경우 성장이 정체된 상태다. 2021년 3713억원, 2022년 3838억원, 2023년 370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올해 1~3분기 매출의 경우 전년 동기 2663억원보다 소폭 감소한 2603억원에 그쳤다.
자연히 재고자산회전율은 낮아졌다. 재고자산회전율은 매출을 재고자산으로 나눈 지표다. 재고자산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되는지를 나타낸다. 일양약품 재고자산회전율의 경우 2021년 3.7회에서 2023년 2.7회로 내려갔고 올해 1~3분기에는 2.2회를 보이고 있다. 재고가 매출로 반영되는 속도가 느려졌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 매출채권의 비중이 커진 것도 눈에 띈다. 일양약품 매출채권은 2023년 말 768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984억원으로 늘어나 1000억원에 육박한다.
매출채권은 재화나 용역을 제공했으나 아직 현금으로 받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쉽게 말해 외상값이다. 물론 기업이 영업을 활발하게 전개해 사업 규모가 커지면 자연히 매출채권도 늘어나는 게 정상이다. 그러나 매출이 제자리걸음하는 상황에서 매출채권이 증가하는 경우는 현금흐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당장 손에 들어오는 현금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양약품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3분기 말 –14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25억원 대비 악화됐다. 2022년 670억원, 2023년 299억원 등의 기존 영업활동현금흐름과 비교하면 감소세가 확연하다. 재고자산과 매출채권이 동시에 증가해 운전자본이 2023년 말보다 300억원 가까이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파악된다.
일양약품은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줄어든 만큼 외부 조달에 나섰다. 올들어 단기차입금을 대폭 늘리고 장기차입금도 들여 재무활동현금흐름 480억원을 창출했다. 이전 수년간 재무활동현금흐름에서 대체로 마이너스를 보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일양약품은 조달한 금액 중 상당 부분을 산업단지 토지 매입, 공장 증설 등에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충북 음성에 인플루엔자 백신 공장 완제라인을 구축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말까지 3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또 2026년까지 1545억원을 투자해 별도의 의약품 제조공장을 음성에 신설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