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현대차가 할인으로 관세 대납해야 할 듯
[프레스나인]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부과하는 관세를 수출하는 나라의 기업이 전액 부담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미국 소비자가 내는 세금이 아니라 다른 나라가 부담할 세금이라고 말했다. 대부분 이런 주장이 ‘정치 선동’으로 생각한다. 관세는 수입업체가 지불하는 가격에 추가되는 것으로 미국 소비자가 내는 것이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트럼프가 완전히 틀렸다고 보기도 어렵다. 관세로 인해 수입 자동차 가격이 급등해 판매가 안되는 것 보다 가격을 내려서라도 자동차를 계속 판매하는 것이 더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관세는 수입품에 정부가 부과하는 세금으로 기술적으로는 수입업자가 내는 세금이다. 1,000원에 수입한 물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면 수입업자는 250원을 납부한다. 수입업자의 총 매입비용은 1,250원이 된다. 현대 소나타의 2025년 제조사 권장 소비자 가격(MSRP)은 26,900불이다. 소나타의 수입가가 MSRP의 80%인 21,520불이라고 가정하면 25% 관세는 5,380불이 된다. MSRP는 이제 32,280불이 된다. 현대 소나타를 32,280불을 주고 살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다.
그런데 완성차 제조사는 비용 중 상당 부분이 고정비용이다. 공장 건물과 생산 장비들은 지속적으로 감가상각비가 발생한다. 인건비도 고정적인 부분이 더욱 크다. 단순히 차량 한대를 못 팔았을 때 한대팔아 남는 이익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더욱 큰 손해가 발생하는 것이다.
고정비를 감당하기 위해서라도 할인 판매에 나서야 할 수도 있을 듯 하다. 물론 미국 자국의 완성차 제조업체들이 이번 기회에 가격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하지만 관세 덕분에 생긴 가격 경쟁력을 완전히 소멸시킬 정도로 가격 인상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현대차는 할인 판매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관세의 일부를 할인을 통해 실질적으로 대납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트럼프의 관세 전쟁으로 인해 원화가 절하 되었다. 1470원대 환율이 유지될지는 미지수지만 유지 된다면 2년전과 비교해 15% 이상의 환차익이 발생한다. 관세의 일부는 환율 절하로 무효화 되었다고 본다.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관세 25% 중 7~8%포인트를 현대자동차가 부담한다면 매출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관세로 높아진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미국 금리가 내려오지 못한다면 원화 절하는 더욱 가속될 수 있어 현대차가 부담해야 하는 관세는 더욱 줄어들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