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신용신시스템①]농협 차세대, 출발부터 험난함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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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신용신시스템①]농협 차세대, 출발부터 험난함 예고
  • 신혜권 기자
  • 승인 2009.03.28 2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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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설연휴가 끝난 다음날인 지난 1월 28일. 국내 은행 중 최대 규모의 거래량을 자랑하는 농협의 차세대시스템인 ‘신용신시스템’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이로써 지난 2005년 5월 컨설팅을 시작으로 첫 삽을 뜬 농협 신시스템 프로젝트가 3년 9개월의 대장정을 끝냈다. 이 프로젝트 총 투입비용 1000억원, 직·간접 총 투입인력 1000명, 시스템 구축 기간 21개월이 소요됐다. 말그대로 대규모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는 그저 단순한 대형 프로젝트겠지만, 이 프로젝트에 관여한 사람들에게는 열정이자 눈물이었다. ‘CIO BIZ+’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농협 IT분사의 팀장급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프로젝트 전체 진행과정을 재구성, 총 4회에 걸쳐 연속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우여곡절 끝에 착수된 차세대 프로젝트

프로젝트 착수 조차 쉽지 않았다. 농협은 지난 2006년 6월 본격적으로 사업자 선정에 나섰다. 당시 농협 차세대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는 국내 IT서비스업계 양대 산맥인 삼성SDS와 LG CNS가 제안에 참여, 불꽃튀는 경쟁을 예고했다.

그러나 사업자가 좀처럼 선정되지 않았다. 곧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됐던 사업자 선정은 차일 피일 미뤄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미뤄진 사업자 선정은 해를 넘겨 2007년을 맞이했다. 신한은행 차세대시스템이 완료된 후 대형 차세대 프로젝트가 아직 발주되지 않은 상태에서 농협 차세대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는 IT업계에서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사업자 선정이 미뤄지던 2월. 복잡한 문제가 발생됐다. 제안서를 제출한 LG CNS가 제안을 포기한 것이었다. 사업자 선정을 진행해야 하는 농협 입장에서는 다소 당황했다. 여러 언론 매체를 통해 LG CNS가 사업 제안을 포기했다는 언론 보도 등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후 프로젝트 주사업자를 선정하는 공고를 다음달인 3월에 다시 냈다. 이후 삼성SDS가 단독으로 제안했고, 한달 후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농협은 사업자 선정이 미뤄짐에 따라 당초 2008년 10월에 차세대시스템을 오픈하려고 했던 계획을 이사회를 통해 이듬해인 2009년 1월로 연기했다. 우여곡절을 겪고 나선 후인 2007년 4월 25일 드디어 본격적인 프로젝트를 착수하게 됐다.

#다양한 인력 구성…험난한 프로젝트 예고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착수됐지만, 앞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인력 구성에 있었다. 프로젝트에 본격 착수하면서 농협 내부 인력은 물론, 시스템 구축 주사업자 등 많은 외부 인력이 투입됐다.

▲ 농협 차세대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는 수십개 업체에서 약 600여명이 넘는 개발인력이 투입, 진행됐다.
▲ 농협 차세대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는 수십개 업체에서 약 600여명이 넘는 개발인력이 투입, 진행됐다.
너무 다양한 기업과 조직에서 투입된 인력이라 커뮤니케이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인력들의 역량도 천차만별이었다. 게다가 모두가 생각이 제각각이여서 도무지 하나의 목표를 향해 움직인다고 보기 어려웠다.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무엇보다도 시급했다. 서먹한 관계를 없애기 위해 회식도 자주 열었고, 가급적 이야기를 많이 하도록 유도했다. 그래도 좀처럼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궁리 끝에 프로젝트관리팀은 당시 업무별로 나눠져 있던 팀조직과 별도로 기능별 협의체를 만들었다. 이렇게 해서 상품협의체, 이자협의체, UI협의체 등 협의체가 만들어졌다. 기존에 업무 중심으로 나눠져 있던 팀에서 해당 기능을 담당하는 1∼2명씩을 선발, 협의체를 구성했다.

종적으로만 구성된 팀에 횡적인 팀을 추가로 만들어 매트릭스 구조를 구성했다. 이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보다 활성화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여러 팀에 나눠 소속돼 있는 협의체 인력들은 수도 없이 토론을 했다. 당시 차세대시스템을 구축을 위해 마련된 양재동 전산센터 개발실 내 30개 회의실은 늘 꽉 차 있었다.

협의체에는 농협 직원뿐 아니라 외부업체 인력들도 포함됐다. 자연스럽게 초기 불안하기만 했던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었다. 협의체에 참여한 인력들은 논의된 내용을 각 팀에서 표준화 방안으로 활용, 전체적인 개발 표준화에 기여하기도 했다.

신혜권 기자 hk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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