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나인]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종신보험 신상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간편심사, 기존 상품 대비 낮은 보험료, 유병자‧고령자 가입 확대, 납입기간 다양화 등 다양한 조건을 제시하며 소비자들을 유인하고 있다. 종신보험 출시가 잇따르는 데에는 올해 새로 도입된 신국제회계기준(IFRS17) 영향도 크다는 평가다. 종신보험 등 보장성보험이 저축성보험보다 보험계약마진(CSM)이 높게 측정되기 때문이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유병력자와 고연령층까지 가입의 폭을 확대한 ‘헤리티지 종신보험’을 지난 19일 출시했다. 이번에 출시된 헤리티지 종신보험은 확정금리형 상품이다.
미래에셋생명은 헤리티지 종신보험 보험료 부담을 기존 상품보다 낮췄다. 해약환급금을 줄여 저렴한 보험료로 가입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또 기존의 간편고지형에 이어 초간편고지형을 신설, 계약심사 기준을 완화해 유병자의 종신보험 가입 문턱을 낮췄다. 여기에 최대 80세(초간편고지형은 70세)까지 가입이 가능하다.
다른 생보사들도 해약환급금을 줄여 보험료 부담을 완화하고 간편가입 기능을 탑재한 상품들을 잇따라 시장에 내놓은 상황이다. 교보생명은 이달 1일 ‘교보실속간편가입종신보험Plus(무배당)’를 출시했다. 지난 4월 출시한 ‘교보실속종신보험Plus’에 간편가입 기능을 추가한 상품이다.
해당 상품들은 3가지 질문에 답하면 최소한의 심사로 가입 가능하다. 경증질환이나 과거 병력이 있어도 3가지 고지항목에 해당하지 않으면 가입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사망보장 체증, 저해약환급금형 등의 보장구조로 보험료 부담을 완화했다.

보장수준을 유지하며 가입나이를 확대하는 동시에 납입기간을 다양화해 고령층의 보험가입 기회를 넓혔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남성은 74세, 여성은 78세까지 가입할 수 있고, 납입기간도 5·6·7·10·12·15년납 중 선택 가능하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최근 보험가입자, 특히 3040세대는 보험료 납입기간을 길게 가지고 가기 보다는 짧게 끝내길 원한다”면서 “이들의 니즈를 포착해 납입기간을 다양화하고 가입 심사를 최소화한 상품들을 출시했다”고 말했다.
KB라이프생명이 이달 초 출시한 ‘(무)KB라이프 간편한 역모기지 종신보험’도 지난해 나온 역모기지 종신보험에 간편심사 기능을 더한 상품이다.
이 상품은 사망보험금을 담보로 역모기지 기능을 활용해 노후 생활 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지급형태를 종신형으로 신청할 경우 기존 사망보험금을 초과해도 역모기지지급액을 평생 지급받을 수 있다. 또 간편심사 기능을 추가해 고령자 및 유병력자도 가입할 수 있도록 인수 범위를 확대했다.
동양생명이 1월에 출시한 ‘(무)수호천사 간편한 알뜰플러스 종신보험’도 간편심사로 가입 시 서류 제출 부담을 줄였다. 또 해약환급금을 낮춰 보험료 부담을 완화했다.
성별이나 특정 질병을 집중 보장하는 상품들도 이목을 끌고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 2월, 암 포함 23개 여성 질병 진단비를 집중보장하고, 가입금액의 140%까지 지급하는 ‘(무)교보실속여성건강종신보험’을 선보였다. 독신 여성을 겨냥해 젊은 나이에 가입할수록 보험료도 저렴하도록 설계했다.
해상 상품은 주요 질병·수술 발생 시 주계약 가입금액의 140%를 진단보험금으로, 이후 사망하면 가입금액의 10%를 사망보험금으로 받을 수 있다. 또 특약을 통해 여성생식기암, 초기 유방암, 유방절제·보전수술, 자궁내막증, 급여요실금 수술, 임신·출산 관련 고혈압·당뇨, 산과질환 등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질병과 수술을 보장한다.
한화생명은 지난 3월, 국내 주요 사망 원인으로 꼽히는 3대 성인 질병을 집중 보장하는 ‘한화생명 G1건강종신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암 보장형’과 ‘뇌·심 보장형’으로 구성돼 해당 질병의 진단 발생 시 사망보험금을 선지급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일반가입형 외에도 간편가입형이 신설돼 질병력이 있는 사람도 가입이 가능하다.
생보사들이 신상품 출시에 힘을 쏟는 이유는 종신보험 신계약이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62만건이던 종신보험 신계약은 2021년 121만건으로 줄었고 작년엔 106만건으로 쪼그라들었다. 저출산 등의 영향으로 종신보험 가입이 줄자 간편심사, 기존 상품 대비 낮은 보험료, 가입대상 확대, 납입기간 다양화 등 다양한 유인책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IFRS17 시행에 따른 영향도 있다. 보험부채 중 CSM 비중이 높을수록 보유계약에 내재된 보험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데, 종신보험 등 보장성보험의 비중이 높을수록 CSM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도 “현재 모든 상품은 CSM을 고려해 출시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