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나인] KB금융그룹이 만성적자 계열사인 KB부코핀은행에 대해 앞으로 추가적인 금융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25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서영호 KB금융그룹 재무총괄임원(전무)는 최근 1조 규모의 유상증자 마친 부코핀은행과 관련해 “최근 유상증자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의 투자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며 “내부개혁과 사업고도화 등을 통해 정상화에 매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국민은행 종속기업인 KB부코핀은행이 계속된 자금지원에도 적자폭을 좀처럼 줄이질 못하는 상황에서 추가지원에 부담을 느낀 KB금융이 향후 부실 리스크를 감내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민은행은 지난 2018년 동남아진출 전초기지로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을 낙점하고 지분 22% 취득했고, 지난 2020년 추가로 지분율을 67%까지 끌어 올리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최대주주 지위에 오른후 코로나 19 확산에 따른 현지 경기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적자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 중이다.
2020년 434억원이던 순손실 규모는 이듬해 2725억원으로 확대됐고, 지난해는 연말 충당금을 대규모로 쌓은 탓에 순손실액은 8021억원으로 눈덩이로 불어났다. 1분기 순손실액도 336억원으로 전년도 동기대비(89억원) 3.7배가량 증가했다. 영업수익은 1192억원으로 전년도(979억원)보다 22% 늘었지만 부실채권 정리 및 보수적 충당금 적립 등의 영향으로 순손실 규모는 확대됐다. 올해까지 잔여 부실자산 정리를 이어갈 예정으로 당분간 적자폭을 줄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부코핀은 지난해 선제적 충당금 적립으로 연말기준 자기자본이 마이너스로 전환하며 현재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부코핀은 자본잠식 탈피를 위해 지난 5월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국민은행이 8조루피아(약 7000억원)를 투자해 802억주 신주를 추가 취득했는데, 이번 유증을 포함해 지금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약 1조5000억원을 투자했다.
국민은행은 "인수 당시 부실은행임을 인지하고 있었다"며 "턴어라운드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코로나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탑라인 성장 및 부실 정리가 지연되고 있다"고 했다. 현재 정상화까지 긴 호흡으로 경영 중으로 흑자전환은 오는 2025년 정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