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레스나인] 리딩뱅크인 국민은행도 최근 빠르게 불어나는 부실채권에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잠재부실의 바로미터인 요주의 여신은 201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국내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6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고정이하여신(NPL)이 올해 들어 확연한 상승세로 돌아섰다. 상반기 NPL은 8989억원으로 전분기(8171억원) 보다 10% 증가했고, 지난해말 기준으로는 25%가 상승하며 2021년 1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민은행은 NPL비율 관리 차원에서 이번 2분기에 코로나 이후 최대 규모인 1906억원(상각 1093억원/매각 813억원)의 부실채권 상각·매각에 나섰지만 증가세를 꺾지는 못했다. 1분기 1343억원 보다 42%나 늘어난 금액으로 2020년 4분기 이후 가장 많은 부실채권을 정리했다.
문제는 잠재부실채권인 요주의여신(3개월 미만 연체)의 증가속도다. 상반기 국민은행 요주의여신 규모는 1조3970억원으로 2017년 4분기 이후 최고치로 최근 2년 사이 약 2배가량 오르며 지속적인 상승곡선을 나타내고 있다. 향후 부실채권 증가세가 더 가팔질 수 있다는 반증인 셈이다.
국민은행도 최근 경기침체와 신용리스크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부실채권 상승세가 우려해 하반기 보수적 관점에서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반기부터 NIM 하락 압력과 여신성장 둔화로 그룹의 이자이익 확대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보수적으로 부실채권 관리 및 충당금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858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7% 증가했다.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 정책에 따른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 증가에도 불구하고 순이자이익 성장과 비용절감 노력의 결과라는 설명이다. 2분기 NIM은 1.85%로 전분기 대비 6bp 상승했다. 대출자산 리프라이싱(재산정) 효과가 지속되는 가운데, 핵심예금이 소폭 증가세로 전환되고 여신성장도 반등한 결과로 풀이된다.
상반기 원화대출금은 330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1.1% 증가했다. 기업대출은 우량자산 중심의 대기업대출이 2분기 중 2.6조원 확대되며 전분기 대비 1.8% 늘었고,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등 실수요자금을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0.4% 상승했다.
대손충당금전입비율(CCR)은 최근 건전성 우려에 대비한 보수적 대손충당금 적립 영향에도 불구하고 0.24%를 기록했다. 2분기 대규모 부실채권 관리에 나선 덕에 상반기 기준 연체율은 0.23%, NPL비율은 0.25%로 전분기 대비 소폭 증가에 그쳤다. NPL커버리지비율도 253.9%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잠재 부실에 충분히 대응 가능한 손실흡수력을 보유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