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가 밑도는 가격에 매각 ‘손실 감내’
하나·우리銀 여전히 보유, 주가상승에 대부분 회복

[프레스나인] 국민은행이 올 상반기에 보유 중인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한화오션 금융지원 목적으로 출자전환해 취득한지 6년여만이다. 주가가 발행가를 밑돌아 손실을 감내한 점은 아쉽지만 자산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17일 국민은행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한화오션 보유주식 109만주(1.02%)를 상반기에 모두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채권은행들은 자금위기를 겪던 대우조선해양의 금융지원을 위해 총 792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은행들이 보유하던 무담보채권을 주식으로 출자전환 하는 방식으로 자본확충에 기여한 것이다.
국민은행은 무담보채권금액(1000억원)의 80%인 800억원어치를 신주로 교환해 총 198만2651주를 배정받았다. 같은 시기 하나은행(901만5563주), 우리은행(198만3841주), 한국산업은행(666만4981주)도 7128억원 보유채권의 출자전환을 마쳤다.
채권단의 출자전환으로 주식수(보통주)가 종전 보다 23% 가량 늘어났고, 발행가는 10배수 무상감자와 10% 할인율이 적용돼 최종 4만350원으로 확정됐다.
채권단의 자금지원에도 장기간의 금융불안과 실적부진으로 주가는 지속적으로 발행가를 하회하며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졌다. 하지만 올 초 한화로의 인수합병 기대감이 커지면서 1만8000원대던 주가는 최근 단숨에 5만원까지 치솟았다. 최근 주가조정으로 4만원대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다.
최근 한화오션 주가 급등에도 국민은행의 이른 처분으로 손실은 피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은행 분기보고서에서는 타법인출자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올해 매각시기를 특정하기 어렵지만 7월 이전까지 주가가 발행가를 밑돈 점을 감안하면 손실을 감내하고 처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 주식변동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확인이 어려운 잔여 90만주도 2020년도까지 주가가 발행가를 하회한 점을 감안하면 손실이 불가피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국민은행 입장에서는 주가 상승세에 맞춰 빠른 매각을 통해 손실을 최소화하는 한편, 자산의 활용도를 높여 보다 효율적인 운용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은행과 달리 하나은행은 출자전환으로 수령한 주식 901만주를 여전히 보유 중이다. 올 초 1708억원이던 장부가액은 6월말 기준 3400억원으로 두 배 가량 상승했다. 우리은행도 종전 보다 오히려 50만주를 더 늘려 총 249만주를 보유 중이다. 공정가치도 올 초 427억원에서 940억원으로 배증했다.
한편, 국민은행을 비롯해 은행들은 앞서 조선업계 장기불황에 한화오션 여신건전성 등급을 '요주의'로 분류하고 충당금을 쌓았는데, 최근 대우조선 매각이 완료되면서 한화오션의 건전성 상향에 따른 충당금 환입을 기대하고 있다.
2분기에 충당금을 환입한 우리은행과 달리 국민은행은 하반기 환입시기를 조율 중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가까운 미래에 환입 여부를 판단해서 환입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국민은행 2분기 기준 한화오션 지급보증잔액은 5537억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