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임종룡 회장과 국민학교 교장의 공통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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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임종룡 회장과 국민학교 교장의 공통점은?
  • 나한익 기업분석전문기자(AICPA)
  • 승인 2024.07.16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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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나인] 초등학교가 국민학교로 불리던 시절에 학교를 다녔던 사람이라면 세종대왕이나 이순신 장군 동상이 있는 운동장을 뛰어 놀았을 것이다. 그 시대 교장 선생님들은 경쟁이라도 하듯 동상 세우기에 열을 올렸다. 그리고 동상 세운 것을 자신의 업적으로 자랑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필요한 재정 낭비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관료 출신인 임종룡 회장은 취임하고 우리은행의 내실을 다지기 보다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전에 뛰어 들었다. 우리금융지주는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해 우리종합금융과 합병시켜 우리투자증권을 만들었다. 그리고 증권사 인수가 마무리 되기도 전에 임종룡 회장은 보험사 인수에 나섰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 나타난 인플레이션 때문에 금리가 급상승하면서 이차역마진이 줄어들면서 보험사들의 이익이 급증했다. 하지만 시장은 이제 금리 싸이클이 피크아웃 했다고 보는 것 같다. 시장의 판단이 맞다면 지금 보험사를 인수하는 것은 ‘꼭지점’에서 사는 것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보험사는 롯데손해보험, 동양생명보험 그리고 ABL보험이 있다. 금리 싸이클을 제쳐 두더라도 이들 보험사들의 펀더맨털이 매력적인지 의문스럽다. 이들 보험사들은 중소형 업체들로 영업레버리지가 낮은 회사들이다. 보험업은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업종으로 중소업체들의 수익성은 대형 업체들에 비해 현저히 낮다. 

또한 이들 보험사들은 최근 좋은 가격에 매각 하기 위해 영업인력을 줄여 이익을 높이는 전략을 쓴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 순이익이 늘었지만 장기적으로 역성장이 우려된다. 보험업은 더이상 구조적인 성장이 없다. 서로 뺏고 빼앗기는 보험계약 쟁탈전이 일어나는 곳이다. 영업력이 악화되었다면 역성장도 불가능하진 않다고 보여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종룡 회장은 ‘동상’을 세우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눈에 잘 보이는 업적을 세우고 싶어 하는 것은 아마도 국민학교 교장 선생님들과 같은 심리에서 출발 했을 것이다. 보여주기에는 매우 좋은 일이지만 보험사 인수가 꼭 필요한 일인지 분석부터 하는 것이 경영자로서 해야 한다.  

좋은 매물이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금융지주가 당장 집중해야 하는 것은 내실 다지기라고 보여진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우리은행을 항상 ‘Worry Bank’라고 부른다.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이 싸기 때문에 사고 싶은 마음이 들다가도 투자하고 나면 항상 걱정을 해야 한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금융사고가 터질때 마다 우리은행은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최근 일어난 횡령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금융지주가 정부 관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내부통제가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내부통제가 미흡한 상태에서 외형성장을 밀어 부친다면 우리은행의 내부 시스템 리스크는 더욱 증가하게 될 것이다. 

관료출신 회장을 따라오는 낙하산 인사들과 기존 임직원의 줄서기를 통해 조직문화가 정치적으로 변하게 되면 내부통제 관련 리스크는 더욱 증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금융지주가 관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우리는 우리금융지주를 ‘Worry’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사진/우리금융지주
사진/우리금융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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