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 터지고 신청해도 OK”, 지씨셀 제대혈센터 성장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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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 터지고 신청해도 OK”, 지씨셀 제대혈센터 성장 비결은
  • 임한솔 기자
  • 승인 2024.11.13 0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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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질환 대비한 제대혈 보관...지씨셀 제대혈센터, 보관량 꼴찌에서 3위로
물류, 검사, 보관 모두 자체 수행...“서비스 대비 가격 저렴”

[프레스나인] “1시간 후에 분만 수술 들어가는데 제대혈 채취 가능하냐고 묻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우리가 채취 키트를 가져다 드린다. 사업장마다 영업소가 있어 가능한 일이다.”

12일 방문한 경기도 용인 GC셀(지씨셀) 제대혈센터의 관계자가 한 말이다. 산모가 제대혈 보관을 고민하다 결정하기 전 양수가 터지는 급박한 상황에도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는 것.

제대혈은 산모와 태아를 연결하는 탯줄에서 채혈하는 혈액을 말한다. 일생에 단 한 번만 채혈 가능하다는 의미 외에도 쓸모가 있다. 바로 언젠가 발병할 수도 있는 희귀질환에 대응할 카드가 된다는 것. 제대혈에는 조혈모세포와 중간엽줄기세포가 풍부해 호지킨병, 백혈병, 다발성 골수종 등 여러 희귀질환의 치료제로 사용 가능하고 뇌성마비, 자폐증 등의 치료적 대안으로도 연구되고 있다. 제대혈을 채취한 당사자뿐 아니라 유전적으로 가까운 가족에게 이식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지씨셀은 2003년 처음 제대혈 보관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보관량은 약 4만건으로 국내 3위. 기존에는 꼴찌 수준이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꾸준히 순위를 올렸다. 마케팅에 힘을 주지 않아도 입소문으로 고객을 확보했다. 보관량은 3위지만 서비스는 1위라고 자신한다.

지씨셀은 제대혈 채취와 운송, 검사, 보관에 이르는 모든 서비스를 자체 제공하고 있다. 병원에서 채취된 제대혈은 지씨셀 바이오물류시스템을 통해 제대혈센터에 접수된다. 이후 GC녹십자의료재단 검사센터에서 보관 가능 여부가 판정된 뒤 제대혈센터 내에서 보관이 이뤄지게 된다.

지씨셀 관계자는 “제대혈은 운송 부분이 민감한데 대부분의 제대혈 보관 업체는 따로 운송업체를 써야 하고 검사도 검사기관에 맡겨야 한다. 보관시설도 임대를 쓰는 경우가 있다”며 “우리는 모든 프로세스를 확보했다. (제공하는 서비스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다른 업체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지씨셀은 제대혈 보관 자체에 대해서도 차별화에 나섰다. 제대혈은 영하 196도까지 내려가는 액체질소 탱크에 보관되는데 지씨셀 제대혈센터는 일반 탱크과 ‘로봇 탱크(바이오아카이브)’ 등 2가지 종류의 탱크를 갖추고 있다. 일반 탱크는 보관할 때 제대혈 팩 7개가 함께 묶이는 방식이다. 반면 바이오아카이브는 로봇이 팩 하나하나를 따로 넣고 빼도록 만들어져 보관에 좀 더 유리하다. 희귀질환 가족력이 있어 제대혈을 쓸 가능성이 높은 고객들이 후자를 선호한다는 전언이다.

이처럼 서비스 제공에 공을 들이다 보니 고객의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지씨셀은 기본 17년, 최장 40년 보관 서비스를 운영하는데 기본 보관이 끝나가는 고객이 연장을 위해 제대혈센터를 방문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고. 지씨셀은 그런 고객들이 제대혈 보관에 대한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제대혈센터를 외부에 공개하고 있다. ‘만약’을 대비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언제든 견학할 수 있는 것. 

지씨셀에 따르면 보관하는 제대혈 4만여건 중 지금까지 실제로 쓰인 사례는 20여건에 불과하다. 누군가에게는 불필요한 비용 지출로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20여건의 사용 당사자, 백혈병을 판정받거나 뇌성마비로 고통받다 치유된 이들에게 제대혈은 얼마나 각별한 의미로 다가왔을지. 

제대혈이 절망 속 한 줄기 동아줄이 되는 사례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희귀질환의 종류가 워낙 많고 제대혈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기 때문. 지씨셀 관계자는 “제대혈 활용의 역사는 짧지만 적용 가능한 질환들이 늘어남에 따라 사용 빈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씨셀 제대혈센터 내부. 액체질소 탱크에 약 4만건의 제대혈이 보관되고 있다. 사진/프레스나인
지씨셀 제대혈센터 내부. 액체질소 탱크에 약 4만건의 제대혈이 보관되고 있다. 사진/프레스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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