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조달 필요하다며 쪼개기 상장 강행...기업가치 하락 초래
<편집자주> 주식회사 존재의 이유는 주주가치 제고다. 황제경영, 사익편취로 인한 주주 이익을 훼손했다면 경영진으로서 명백한 위반 행위다. 프레스나인은 주주가치 훼손으로 고통받는 소액주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려 한다.
[프레스나인] 오스코텍 자회사 제노스코가 연간 1000억원대 순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내부 전망이 폐암 신약 ‘라즈클루즈(성분명 레이저티닙)’이 상용화하기 전부터 이미 나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오스코텍은 제노스코가 막대한 현금흐름을 창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사전에 충분히 인지했으면서도 분리 상장을 강행한 셈이다. 스스로 기업가치 하락을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제노스코는 2023년 2월 투자사들로부터 전환우선주(CPS)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레이저티닙 관련 미래 기대 실적을 산정했다. 유한양행과 얀센은 2024년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레이저티닙과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을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승인받았는데 그로부터 약 1년 반 전에 자체 실적 전망치를 마련해두고 있었던 것이다.
제노스코는 오스코텍과 함께 레이저티닙 판매 로열티의 40%에 대한 권리를 동등하게 지니고 있다. 회사는 2025년부터 미국 및 유럽에서 레이저티닙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고, 이에 따라 로열티 수익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도별 순이익을 ▲2023년 98억원 ▲2024년 552억원 ▲2025년 908억원 ▲2026년 986억원 등으로 제시했다.
특히 2027년에는 레이저티닙 글로벌 매출이 50억달러를 넘어서고, 제노스코는 순이익 1163억원을 거둬 연간 순이익 1000억원대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원/달러 1200원 기준).
물론 2023년 기준 실적 전망은 작성 시기가 상당히 지난 만큼 현실과 다른 부분이 없지 않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레이저티닙의 글로벌 진출 자체는 이미 확정된 상황. 오스코텍 입장에서 제노스코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나 다름없다.
그러나 오스코텍은 현재 제노스코의 쪼개기 상장을 강행하며 주주들에게 주가 하락의 충격을 떠넘기고 있다. 특히 김정근 오스코텍 대표는 자금 조달을 위해서라도 제노스코를 상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제노스코가 벌어들일 현금 규모를 미리 예상했으면서도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배경이 무엇인지 의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