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등장 이후 삭센다 매출 감소…상대적으로 낮은 경구제 비중 극복해야
[프레스나인] 삼천당제약이 개발 중인 경구용 GLP-1은 단순히 한 개의 파이프라인으로 그치지 않는다. 경구용 GLP-1 제제를 두 가지로 개발 중인 것은 물론 여기에 경구용 인슐린까지 함께 개발해 경구용 비만 및 당뇨병 치료재 패키지를 구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
이 같은 삼천당제약의 계획의 기반이 되는 것은 S-Pass 플랫폼 기술이다.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대부분 분자가 큰 단백질로 이뤄져있으며, 따라서 소화기관에서 흡수하기 어렵다. 또한 소화기관을 거치면서 분해돼 충분한 효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삼천당제약이 개발한 것이 S-Pass 플랫폼으로, 약물이 소화기관에서 효소에 의해 분해되는 것을 방지하고 위 또는 십이지장 등 위장관 상부에서 흡수가 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경구용 GLP-1 제제인 노보노디스크 리벨서스의 경우 SNAC(Sodium-N-[8-(2-hydrobenzoyl)amino]caprylate])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 바 있다.
삼천당제약은 S-Pass 플랫폼을 활용해 약물을 개발함으로써 이와 동일한 효과를 보이는 동시에 리벨서스의 특허까지도 회피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고자 한 것이다.
특히 삼천당제약은 S-Pass 플랫폼 기술을 더욱 다양하게 적용해 비만과 당뇨병 치료제 패키지를 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천당제약은 현재 GLP-1 경구제로 세마글루티드 성분과 리라글루티드 성분 두 가지를 각각 비만과 당뇨병 모두를 적응증으로 개발 중이다.
이 가운데 세마글루티드의 경우 이미 경구제인 리벨서스가 존재해 이와 동등성만 입증하면 당뇨병 치료제로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중에 개발을 마친 뒤 허가를 신청해 내년 하반기부터는 판매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세마글루티드 비만치료제와 리라글루티드 비만치료제 및 당뇨치료제는 내년 말까지 개발을 마친 뒤 허가를 신청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여기에 경구용 인슐린 제제도 내년 상반기까지 연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으로,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2027년 하반기 중에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에상된다.
지난 2023년 기준 GLP-1 제제 시장 규모는 약 67조 원, 인슐린은 50조 원 규모였는데, 삼천당제약이 S-Pass 플랫폼을 적용한 GLP-1 및 인슐린 제제 개발을 모두 마무리하면 이 시장에 뛰어들게 되는 것이다.
단, 이미 출시된 리벨서스의 사례에 비춰보면 삼천당제약이 이 시장에서 얼마나 성공적인 성과를 일궈낼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지난 2023년 노보노디스크가 GLP-1 제제를 통해 거둔 매출은 약 33조 원(인슐린 복합제 줄토피 포함) 수준이었다. 이 가운데 리벨서스의 매출은 3조6800억 원으로 전체 GLP-1 제제 매출 중 11.2%를 차지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또한 세마글루티드 성분 제제인 위고비 출시 이후 기존 리라글루티드 성분 제제인 삭센다의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천당제약이 리라글루티드 성분 경구제를 개발하는 것 역시 수익성을 낙관적으로 바라보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리라글루티드 경구제 개발은 다양한 처방 옵션을 확보함으로써 S-Pass 플랫폼 적용 라인업을 확장한다는 의미가 있는 만큼, 오히려 전체 시장에서 경구제의 입지를 넓혀가는 데 기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