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개선 아닌 그룹 계열사 현대자동차 자금 순환처 역할 돼
[프레스나인] 카드사들이 친환경 또는 사회적 이득을 창출하는 프로젝트에 사용되는 ESG 채권 발행에 적극 나섰다. 카드사들이 전략에 따라 ESG 채권 종류를 선택하는 가운데 현대카드는 친환경 사업에 쓰이는 녹색채권에 관심을 보였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카드는 7100억원(8건) 규모의 녹색채권 발행했다. 2023년 2500억원을 발행했던 것과 비교하면 3배가량 늘어난 액수다.
녹색채권은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프로젝트나 사회기반시설에 투자하는 목적으로 발행된다. 녹색채권의 경우 국가에 따라 세금면제의 가능성이 있고, 조달금리가 낮아 비용 절감에 효과가 있다.
특히, 녹색채권은 ESG 경영 수준을 높이는 동시에 친환경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중개 기능을 담당하는 이중적 역할을 한다. 그러나 국내 실상은 대출이나 결제 지원 등 단순 중개에 편중돼 있다.
현대카드로 예를 들면 당사가 녹색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의 사용처는 ‘친환경차량 결제대금 지원’이었다. 친환경차량인 전기 및 수소차량에 대한 할부금융을 제공하기 위해 녹색채권을 발행한 것이다.
이는 그룹 계열사인 현대자동차그룹와 연결된다. 현대카드가 조달한 7100억원의 녹색채권 자금은 현대자동차·기아가 생산한 친환경 자동차 모델 판매에 대한 결제 비용으로 쓰였다.
현대카드의 녹색채권이 실질적인 환경 개선보다 그룹 내 자금 순환 통로 역할에 그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녹색채권이 친환경 차량 구매를 촉진하는 효과는 있지만, 친환경 신기술 개발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