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상업화로 PF 대출금 상환...CMO·이커머스 현금 창출 부족”
[프레스나인] 셀리드가 코로나19 백신으로 매출을 내지 못할 경우 자금 경색 위기에 놓일 수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회사는 사옥 건설을 위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받았는데 당장 내년부터 연간 32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당장 이렇다 할 수입원이 없는 만큼 가능성 낮은 코로나19 백신 사업에 매달리거나 유상증자 등 조달에 의존해야 하는 처지다.
셀리드는 최근 기재정정한 증권신고서를 통해 “현 시점에서 코로나 백신 상업화에 실패하거나 장기간 지연될 경우 당사는 향후 PF 대출금 상환 능력을 보유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신규 투자 유치마저 불가능하다면 당사는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셀리드는 앞서 2023년 7월부터 마곡에 신사옥 및 기존 서울 및 성남 연구소를 통합한 R&D 센터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제넥신, 프로젠과 함께 컨소시엄을 꾸려 금융기관으로부터 PF 매출 1480억원을 받았다. 이 중 셀리드가 부담하는 부분은 약 326억원이다.
신사옥은 내년도 2026년 3월 준공될 예정이다. 셀리드는 준공 후 사옥을 담보로 하는 담보대출로 전환해 2026년부터 10년 동안 연간 약 32억원씩 상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제는 상환이 시작되는 시점에 현금이 모자랄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셀리드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최근 수년간 마이너스(-) 100억원 안팎을 오갔다. 2024년에는 투자활동 현금흐름도 –151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비 등 무형자산 취득을 위해 125억원이 투입된 탓이다.
셀리드는 투자자들의 지원으로 버텼다. 2023년과 2024년 유상증자로 합계 약 400억원을 조달했다. 그러나 2024년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90억원만 남은 상태다. 유동자산을 통틀어도 114억원에 그친다. CMO와 이커머스 등 사업에서 발생한 매출은 2024년 기준 42억원에 불과해 현금 유출을 만회하기는 어렵다. 이대로 2025년을 보내고 나면 현금이 바닥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고 2026년부터 PF 대출을 상환하기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셀리드가 코로나19 백신 프로젝트에 사활을 건 이유다. 회사는 임상 3상 마무리 단계에 있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대응 백신 ‘AdCLD-CoV19-1 OMI’의 조건부 품목허가를 신청하는 한편 신규 변이에 대응하는 백신을 선보여 식약처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겠다는 목표다. 올해 4분기 코로나19 백신 정부 물량 약 100만도즈를 확보할 경우 매출 220억원이 발생할 수 있다고 가정했다.
이같은 코로나19 백신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다시 한번 주주들에게 손을 벌렸다.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약 242억원을 모집하는 중이다. 2023년부터 3년 연속 유상증자가 이뤄지는 셈이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사업의 전망 역시 밝지만은 않다. 현재 시점에서 오미크론 변이 대응 백신은 필요성이 높지 않고 신규 변이 대응 백신 역시 이미 글로벌 제약사들이 대거 공급하고 있다. 긴급사용승인 획득이나 정부 조달사업 참여에 실패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경우 올해 코로나19 백신 예상 매출 220억원 역시 달성이 어려워져 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