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나인] LG그룹이 인도네시아에서 추진 중이던 총 11.2조 원(80억 달러) 규모의 전기차(EV) 배터리 소재 공급망 구축 사업, 일명 ‘타이탄 프로젝트(Titan Project)’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와 미국의 수입 관세 인상 등으로 인한 국제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 증가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 주축이 되었으며, LG화학과 LX인터내셔널(구 LG상사) 그리고 인도네시아 국영 배터리 공사(IBC)가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고 있었다. 이 사업은 원재료 채굴부터 전구체, 양극재 생산, 그리고 배터리셀 제조까지를 포괄하는 EV 배터리의 일관 공급망(value chain)을 인도네시아에 구축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니켈 매장량 세계 1위 국가로, EV 배터리 산업에 있어 전략적 핵심지로 평가받아 왔다.
다만, LG는 인도네시아에서 기존에 운영 중인 현대자동차그룹과의 합작사 ‘HLI 그린파워’ 배터리셀 공장은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다. 이 업체는 2024년 7월 3일 준공한 서부 자바주 카라왕(Karawang) 소재 연간 10GWh 규모의 배터리셀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LG의 철수에도 불구하고 계획대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철수한 자리는 중국의 화유코발트(Huayou Cobalt)가 인도네시아 국영기업(BUMN)과 함께 대체하게 됐다.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자원부(ESDM)의 바릴 라하달리아(Bahlil Lahadalia) 장관은 23일 공식 발표를 통해 “계획은 기본적으로 변경되지 않았다”며 “LG가 새로운 합작법인에서 철수하긴 했지만, 해당 사업은 화유가 전략적 파트너로 참여하며 그대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바릴 장관은 프로젝트 지속성 우려에 대해 “향후 단계별 개발에 약 80억 달러가 투입될 예정이며, 올해 중으로 다음 단계 착공도 진행될 것”이라며 “투자가 중단되거나 취소되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바릴 장관은 “인도네시아를 세계 전기차 산업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초심은 변하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