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나인] 이마트가 2025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1,593억 원(전년 동기 대비 +238.2%)을 기록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냈지만, 주가는 오히려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적만 보면 개선세가 뚜렷하지만, 시장이 기대한 만큼의 성장 모멘텀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인플레이션과 실질 매출 추이를 감안할 때, 매출은 사실상 역성장했다는 평가도 있다.
이번 분기 이마트의 연결 기준 순매출은 7조 2,189억 원으로 전년 대비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물가상승률과 비교해 보면 실질적으로 역성장에 가깝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같은 기간 매출총이익률은 0.5%포인트 개선됐고, 영업이익은 대폭 증가했지만 이는 판관비 감축과 연결 자회사의 일회성 실적 개선이 주효했던 결과다.
별도 기준으로도 매출 신장률은 +10.1%였지만, 기존점 성장률은 할인점 -0.6%, 트레이더스 +1.9%에 불과하다. 이는 물가나 원가 상승을 감안하면 수량 기준의 성장세는 제한적이라는 방증이다. 특히 할인점 부문의 기존점 역성장은 소비 회복의 한계와 할인점 채널 자체의 구조적 성장 둔화를 의미한다. 홈플러스가 지난해 지점수를 의미있게 줄였는데도 불구하고 이마트가 홈플러스 고객을 흡수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실적 개선에는 연결 자회사들의 기여가 컸다. 신세계프라퍼티(+242억), 신세계건설(+137억), PKRH(+50억), 신세계푸드(+33억) 등이 이익 기여를 하며 연결 영업이익을 견인했다. 그러나 SSG.COM과 G마켓은 각각 -181억, -12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여전히 온라인 부문이 부진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온라인 커머스 부문은 대형 유통사에게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영역이지만, 이마트는 해당 부문에서 적자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경쟁사는 이미 흑자 전환에 성공하거나 GMV(총 상품 판매액) 성장률에서 앞서고 있는 경우가 많아, 이마트의 디지털 전환 전략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는 낮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연결 기준으로 영업이익률은 2.2%에 불과하다. 대규모 점포 운영과 고정비 구조의 한계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이마트24 등 일부 계열사의 점포 수는 늘었지만, 여전히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점포 효율화 문제가 과제로 남아 있다.
더불어, 총자산 증가폭보다 현금성 자산은 작년말 1조 7,751억원에서 1분기말 1조 2,232억원으로 감소하면서 재무 유동성에 대한 부담도 커졌다. 또한, 단기 차입금은 오히려 3.2조원에서 3.7조원으로 증가해 재무 구조 안정성 측면에서 우려 요인이 상존한다.
1분기 실적만 보면 ‘좋아진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들여다보면 이마트는 인플레이션을 상쇄하지 못하는 매출 성장, 온라인 부문 적자, 구조적 수익성 저하 등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최근 주가가 실적 발표 이후에도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실적’이 아니라 ‘전략의 방향성’이다. 전통 유통에서 플랫폼 기반 유통 기업으로의 전환, 수익성 중심의 구조 재편,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옴니채널 전략 등이 가시화되지 않는다면, 일시적 실적 개선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에 부족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