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일본 자동차 업체들 미국 내 가격 올려... 반사이익 얻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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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일본 자동차 업체들 미국 내 가격 올려... 반사이익 얻나?
  • 나한익 기자
  • 승인 2025.05.16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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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나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를 공식화한 이후, 미국 내 신차 가격이 실제로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토요타, 혼다, 니산, 마즈다)은 신차 가격을 전년동기 대비 3.4% 인상했다. 하지만 현대차의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오히려 0.9% 하락했다. 기아는 0.9% 인상에 그쳤다. 

현대차그룹이 6월말까지 관세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차량 가격을 인상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이다.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 완성차 업체들과 상이한 가격 전략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나선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 자동차 정보 전문 업체인 켈리블루북(Kelley Blue Book, KBB)이 발표한 4월 신차 거래 가격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내 신차 평균 거래 가격은 4만 8,699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2.5% 상승한 수치로, 일반적으로 4월에 평균 1.1% 수준의 상승폭을 기록해온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높은 증가율이다. KBB는 수년 간 이 데이터를 추적해왔으며, 최근 몇 년 사이 4월에 이보다 더 큰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코로나19와 반도체 부족 사태로 자동차 생산이 마비됐던 2020년뿐이었다. 당시에는 2.7% 상승한 바 있다.

이번 가격 상승은 관세 발표 직후 소비자들이 가격 인상 전 신차 구매를 서두르며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제조사들이 4월 중 공식적인 가격 인상은 거의 하지 않았지만, 소비자들의 심리가 먼저 반응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차량 구매 시 제공되는 프로모션과 인센티브도 줄어들었다. 4월 인센티브는 평균 거래 가격 대비 6.7%로, 지난 1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이러한 두 요인이 결합되어 신차 가격 전반을 끌어올렸다는 것이 분석가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의 흐름은 사뭇 달랐다. EV(전기차)의 평균 거래 가격은 4월 들어 전월 대비 단 0.2%만 상승했으며, 같은 기간 전기차 판매량은 오히려 6% 가까이 감소했다.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위축된 가운데 가격은 거의 변하지 않은 셈이다.

반면, 소형차(Subcompact car) 시장은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였다. 이들 차량의 평균 거래 가격은 4월 한 달 사이 무려 10.7% 상승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8.3% 상승했다. 경제적인 차량을 선호하는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가 자동차 시장에 미친 실질적 영향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의 가격 변동성과 소비자 심리에 미칠 여파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과 유통업체들 역시 정책 변화에 따른 대응 전략을 긴급히 조정하고 있는 모습이다. 

자료/KBB
자료/K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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