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D·다이이찌산쿄 HER3 ADC 부진 원인은...“타깃 발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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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D·다이이찌산쿄 HER3 ADC 부진 원인은...“타깃 발현 문제”
  • 임한솔 기자
  • 승인 2025.05.2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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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3-DXd, 비소세포폐암 임상 3상 세부 데이터 ASCO서 공개
화학요법 대비 PFS 0.4개월 개선에 그쳐...환자 2명 폐질환으로 사망하기도
“HER3 발현, HER2보다 훨씬 적어...암세포 죽이기 어렵다”

[프레스나인] 미국 MSD와 다이이찌산쿄가 함께 개발한 HER3 타깃 항체약물접합체(ADC) 파트리투맙 데룩스테칸(HER3-DXd)이 기존 화학요법 대비 임상적 이점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타깃인 HER3의 발현이 비교적 적은 점이 임상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MSD와 다이이찌산쿄는 최근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5) 홈페이지를 통해 HER3-DXd의 임상 3상에 관한 논문 초록을 공개했다.

해당 임상은 EGFR 3세대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KI) 치료 후 재발한 EGFR 변이(Exon19 결손/L858R 변이) 진행성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를 모집해 HER3-DXd와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PBC)의 효과를 비교하는 내용이다.

연구진은 HER3-DXd가 PBC 대비 PFS에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고 설명했으나 개선 정도는 미미했다. HER3-DXd 투여군은 PFS 중앙값 5.8개월을, PBC 투여군은 PFS 중앙값 5.4개월을 각각 기록했다. 게다가 부작용인 간질성폐질환(ILD)으로 인한 환자 사망 2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항암 전문매체 에이펙스온코는 이를 두고 “PFS 중앙값 개선이 0.4개월에 불과한 것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만 매우 실망스러운 수치”라며 “참담한 효능을 보였다”고 혹평했다.

HER3-DXd가 이미 성공한 ADC인 엔허투(Enhertu,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와 거의 비슷한 구조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다. 두 약물은 ADC의 기본요소인 항체, 링커, 페이로드 중 링커와 페이로드가 같다. 페이로드로 TOP1(topoisomerase I) 저해제 데룩스테칸을, 데룩스테칸과 항체를 연결하는 링커로 테트라펩타이드(tetrapeptide) 링커를 썼다.

이에 일각에서는 HER3-DXd의 타깃 HER3, 엔허투의 타깃 HER2의 차이에 원인이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ADC가 암세포에 결합해 치료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암세포에서 타깃의 발현이 일정 수준(threshold)을 넘어서야 하는데, HER2와 달리 HER3는 이 조건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국내 바이오기업 임원은 “통상 HER2가 암세포에서 발현하는 정도(target expression level)와 비교해 HER3의 발현이 훨씬 낮다”며 “HER2는 많이 발현하니까 약한 페이로드를 써도 암세포에 잘 도달해 치료효과를 발휘하는데 HER3는 그렇지 않다. DNA 알킬화제 같은 강한 페이로드를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리고 “HER3-DXd의 ILD 부작용의 경우, 치료효과를 보기 위해 투여량을 최대내성용량(MTD) 가까이 올리면서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MSD와 다이이찌산쿄는 앞서 미국에서 HER3-DXd의 허가 신청을 제출했으나 지난해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았다. 사측에 따르면 제조공정 상의 문제가 원인이었다. 그러나 이번 데이터가 공개되면서 HER3-DXd의 임상적 이점이 적은 것도 허가 불발과 관련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HER3 타깃으로 임상 단계에 도달한 파이프라인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HER3-DXd의 개발 차질이 향후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HER3 타깃 개발 여부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사진/다이이찌산쿄, MSD
사진/다이이찌산쿄, M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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