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집단 포커스]중흥건설 정창선·유진 유경선·CJ 이재현, '책임없는 미등기임원' 다수…"등기이사로 책임부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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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포커스]중흥건설 정창선·유진 유경선·CJ 이재현, '책임없는 미등기임원' 다수…"등기이사로 책임부담해야"
  • 김현동 기자
  • 승인 2023.06.14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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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건설 정창선 회장 10개 계열사 미등기임원
유진그룹 유경선 회장도 유진기업 등 6개사 미등기임원 재직
CJ 이재현 회장, CJ·CJ제일제당·CJ CGV·CJ ENM·CJ대한통운 회장직 유지
하이트진로 박문덕 회장, 하이트진로 등 5개 계열사 미등기임원으로 경영관여
DL 이해욱 회장, 대림 DL DL이앤씨 미등기회장
DB 김준기 창업회장·김남호 회장, DB하이텍 미등기임원에 등기임원 곱절 보수 받아
행동주의펀드인 KCGI는 최근 DB하이텍에 보낸 주주서한에서 김남호 회장이 미등기임원이면서 등기임원에 비해 과도하게 많은 보수를 받고 있다면서 등기이사로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행동주의펀드인 KCGI는 최근 DB하이텍에 보낸 주주서한에서 김남호 회장이 미등기임원이면서 등기임원에 비해 과도하게 많은 보수를 받고 있다면서 등기이사로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레스나인] DB하이텍에 대한 행동주의펀드의 경영권 참여로 대규모기업집단 총수의 미등기임원 재직이 논란이 되면서 책임없는 미등기임원 재직 현황이 주목을 받고 있다. 과거 정부 시절 사법농단 등의 사태로 등기임원에서 물러난 이후 미등기임원으로 있으면서도 사실상 경영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이사회 경영이라는 기업 경영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자 과도한 보수를 지급한다는 논란도 불가피해 보인다.

14일 공정거래위원회와 중흥건설의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에 따르면, 정창선 중흥건설 회장은 중흥주택·중흥건설산업·중흥에쓰클래스·나주관광개발의 사내이사를 맡으면서도 중흥건설 등 10개 계열사에는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82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총수있는 기업집단에서 미등기임원을 맡고 있는 총수 중에서 가장 많은 경우다.

유진그룹 유경선 회장도 유진기업 등 6개 계열사에서 법적 책임은 없으면서도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회장 등을 맡고 있다. 유경선 회장은 계열사 사내이사를 일체 맡지 않고 있다. 

CJ그룹 이재현 회장은 CJ 회장이면서 CJ제일제당·CJ CGV·CJ ENM·CJ 대한통운 회장을 겸하고 있다. 이재현 회장도 계열사 이사회에 전혀 참여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도 CJ에서만 지난해 106억44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하이트진로그룹의 박문덕 회장 역시 계열사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으면서도 하이트진로홀딩스, 하이트진로 등의 미등기임원을 맡고 있다. 등기임원으로서 이사회를 통한 경영을 하지 않지만 하이트진로에서 지난해 71억66663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김인규 대표이사의 보수총액(7억4522만원)보다 10배 가까이 받은 보수다.

DL그룹의 이해욱 회장도 계열사 이사회에는 전혀 참여하지 않고 있다. 대신 대림, DL, DL이앤씨의 미등기임원만 맡고 있다. 이사회 구성원은 아니지만 대표이사보다 많은 보수를 받고 있다.

DB그룹의 경우 김남호 회장은 DB의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DB하이텍에서는 미등기임원이다. 김준기 창업회장은 DB와 DB하이텍의 미등기임원을 맡고 있다. DB하이텍에서 김남호 회장과 김준기 창업회장은 각각 37억원, 31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최창식 대표이사보다 3배 이상 많은 급여를 받은 셈이다.

DB하이텍의 미등기임원에 대한 과도한 보수에 대해 KCGI는 최근 DB하이텍에 보낸 주주서한에서 "김준기 창업회장의 장남인 김남호 회장은 ‘회장’이라는 직함으로 DB하이텍의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고 있지만, 회사의 실질적인 경영 의사결정권자이며 비정상적으로 과도한 보수를 지급받고 있다"면서 "김남호 회장이 등기이사로 재직해 그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고 하기도 했다.

이들 외에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은 삼성전자의 미등기임원을 맡고 있다. SK 최태원 회장은 SK의 사내이사만 맡은 채 핵심 계열사인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에서는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롯데물산, 호텔롯데, 롯데쇼핑의 미등기임원을 맡고 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비전의 미등기임원이다. 신세계 이명희 회장 등도 신세계와 이마트의 미등기임원만 맡고 있다. 다움키움그룹 김익래 회장은 다우기술과 한국정보인증의 미등기임원을 맡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2022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 분석'에 따르면, 총수 있는 58개 공시대상기업집단에서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는 총수는 평균 2.4개의 회사에 재직하고 있었다.

미등기임원은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선임되는 등기임원과 달리 이사회 구성원이 아니다. 이사회 결의에 참여하지는 않지만 회장 명칭 등을 사용하면서 회사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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