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역대급 충당금에 리딩뱅크 경쟁 미끄러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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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역대급 충당금에 리딩뱅크 경쟁 미끄러져
  • 정재로 기자
  • 승인 2023.08.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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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대손충당금 2851억 역대 최대 규모, 기업부문 76%나 늘어
자산부실 우려에 리딩뱅크 경쟁서 국민은행에 크게 뒤져
중소기업 중심 성장, 2조 익스포져 LGD 부실부담
자료/신한은행 IR
자료/신한은행 IR

[프레스나인] 국민은행과 치열한 리딩뱅크 경쟁을 벌였던 신한은행이 올해 들어 경쟁에서 낙오하는 모습이다. 자산성장 과정에서는 접전을 벌였으나, 자산 부실화 우려로 충당금을 대거 쌓으면서 국민은행에 크게 밀렸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늘어난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LG디스플레이 등 기업대출에서 부실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올해 2분기에 전기 대비 60% 증가한 2851억원(연결 재무제표 기준)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다. 분기 충당금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신한은행은 기업의 신용평가 변동과 그룹 대표PD(Master Scale PD, 등급 별 목표 부도율) 적용, 연체율 상승 등의 이유로 적립금이 늘었다는 설명했다.

충당금의 대부분이 기업부문에 쏠린 점으로 보아 신한은행이 기업 익스포져에 대해 상당히 보수적으로 접근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별도재무제표 기준 신한은행 2분기 대손충당금(2424억원) 중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6%(1845억원)로 1분기 67%보다 9%p 가량 증가했다. 금액 역시 전분기보다 76%(800억원) 불어났다.

코로나 이후 기업지원을 위해 바젤Ⅲ 조기도입을 기점으로 기업대출이 크게 늘기 시작하며 최근 3년간 증가율이 32%(117.8조원→155.0조원)에 달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각각 35%(20조원→27.1조원), 31%(97.7조원→127.9조원) 상승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은 7%(119.4조원→128.2조원) 증가에 머무르며 50%를 밑돌던 기업의존도는 3년 새 55%가까이 뛰어 올랐다.

채권부실문제가 가시화된 지난해(1분기)와 비교해 기업 고정여신은 1년여 만에 25%(3347억원→4196억원) 증가했고, 요주의여신의 경우 10%(7820억원→8627억원) 올랐다. 기업이 올해 상반기에 매각한 부실채권 규모만도 1407억원으로 전년도 총 매각액 1219억원을 이미 뛰어 넘었다.

최근 3년 기업대출이 가파르게 늘어난 까닭에 상대적으로 건전성이 취약한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의 부실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신한은행이 ‘기업 신용평가 변동과 그룹 대표PD 적용으로 충당금이 증가했다’고 직접 언급한 만큼 신한은행 기업차주 중 비중이 높은 LG디스플레이의 2분기 신용등급 하락이 충당금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5월 LG디스플레이 신용등급을 기존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수요 부진에 따른 매출 감소와 대규모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다는 이유다. 여기에 현금창출력 약화와 대규모 손상차손 발생 등으로 재무안정성 저하, 수요 가변성·투자계획 등으로 차입부담 확대 등을 요인으로 꼽았다. 3대 신평사가 모두 신용등급을 조정한 만큼 충당금 설정여부와 시기, 규모를 두고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말 기준 신한은행의 LG디스플레이의 총익스포져는 2조원을 넘은 상태다. 신한은행의 LG디스플레이의 총 익스포져는 지난해 말 기준 2조118억원으로 상위 20대 차주 중 7위다. 원화대출금이 전년대비 3556억원 배증한 탓에 40% 가까이 치솟았다. LG디스플레이의 지난해 말 기준 원화장기차입금은 1조6446억원으로, 신한은행의 원화대출금이 전체 장기차입금의 22%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신한은행은 LGD에 대한 대손충당금 인식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신한은행은 부실 우려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추가 충당금을 적립했다며 향후 발생 가능한 변동성에 충분히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상대적으로 대기업 대출을 키운 국민은행의 2분기 대손충당금은 1분기보다 4% 가량 증가한 3769억원이고, 하나은행은 40% 증가한 1710억원, 우리은행은 10% 늘어난 1606억원을 쌓았다. 신한은행의 대손충당금이 선제적인 부실 대응인지, 사후적인 대처인지는 추후 자산 부실화 정도에 따라 판별될 전망이다.

자료/신한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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