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다시 치솟는 환율에 자본비율·LCR 변동 예의주시
상태바
은행권, 다시 치솟는 환율에 자본비율·LCR 변동 예의주시
  • 정재로 기자
  • 승인 2024.04.16 11: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원달러 환율 17개원만 1390원대 최고점, 외화 RWA 증가 전망
지난해 외화부채 국민·신한·하나·농협 감소, 우리銀만 5% 증가

[프레스나인] 은행권이 홍콩 ELS 자율배상에 이어 최근 원·달러 환율이 치솟자 자본비율 및 LCR 변동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환율과 연동해 위험가중자산이 빠르게 증가할 경우 은행 건전성과 유동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원·달러 환율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최근 이란-이스라엘 간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1년 5개월 만에 1390원대로 올라섰다.

환율이 빠르게 상승할 경우 은행이 보유한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금액도 증가해 위험가중자산(RWA)을 키우는 효과로 이어져 자본비율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외화부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는 환율상승분 만큼 웃돈을 주고 빚을 갚아야 하기 때문에 외화환산손실은 물론, 유가증권 및 파생상품 평가손실도 크게 불어날 수 있다. 실제 원달러 환율이 널뛰던 2022년 3분기 5대 은행 위험가중자산이 최고점인 918조원으로 치솟으며 BIS자본비율이 급락한 바 있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5대 은행 현재 외화부채(외화예수금+외화차입금+외화사채) 총 합계는 2019년 178조원→2020년 200조원→2021년 235조원→2022년 294조원으로 상승세가 가팔랐지만 환율파동 이후인 지난해 외화부채 규모는 284조원으로 약 10조원 감소세로 전환한 상태다. 

은행별로 하나은행의 작년 외화부채가 전년대비 10조원(81조원→71조원)으로 가장 많이 줄었고, 국민은행이 3조원(65조원→62조원) 감소, 신한은행(68조원→68조원)은 변동이 없었다. 외화부채 규모가 가장 작은 농협은행은 0.3조원(16.5조원→16.8조원) 증가에 그친 반면, 우리은행이 가장 많은 3조원(62조원→65조원)이 늘어 환율변동에 따른 상대적으로 영향을 더 받게 됐다.

고환율과 더불어 홍콩 ELS 자율배상 비용 인식에 따른 시장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는 실적전망, 상대적으로 RWA 가중치가 높은 기업대출 성장세가 올해 더 두드러지고 있는 점도 자본비율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환율 급변동 시기 외화 수요도 크게 늘 수 있어 은행별 외화 유동성 상황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현재 5대 은행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모두 140%를 상화하고 있어 유동성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고환율과 더불어 미국 채권금리도 상승세가 이어지는 등 변동장이 지속됨에 따라 환율·금리상승 리스크 헤지 등을 위한 선도·선물·스왑·옵션 등 파생상품거래도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자료/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자료/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