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우리금융 CET1 11.96..4대 금융지주 중 최하위
KB증권 "우리금융 주주환원율 제고 속도 느려질 것"
[프레스나인]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해 증권업에 진출한 우리금융그룹이 보험사 인수에 돌입했다. 일각에서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사활을 건 우리금융의 행보가 보통주자본(CET1)비율 하락을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4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우리·하나) 중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가 없었던 우리금융은 임종룡 회장 취임 후 증권, 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결국 지난 5월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 합병해 현재 증권업 진출에 당국의 승인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후 우리금융은 보험사 인수에 눈길을 돌렸고 당초 롯데손해보험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우리금융은 롯데손보에 대한 실사까지 진행한 끝에 인수를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롯데손보 인수를 포기하는 대신 손해보험사가 아닌 생명보험사로 눈을 돌렸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26일 동양·ABL생명의 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비구속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인수를 위한 실사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데 주력하는 이유는 은행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그동안 우리금융은 전체 순이익에서 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년 90%를 넘을 정도로 은행 쏠림 현상이 강했다. 올해 1분기만 해도 우리금융은 824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는데 ▲우리은행 7897억원 ▲우리카드 288억원 ▲우리금융캐피탈 330억원 ▲우리종합금융 126억원 순으로 은행의 비중이 95.8%에 달했다.
단, 보험사 인수를 통해 은행 의존도를 낮출 수는 있겠지만 자본비율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했을 때 이정수 우리금융 부사장은 "직접 합병을 통한 증권업 진출로 인수절차를 생략해 신속하고 자금부담을 최소화했다"면서 "CET1비율 소모 없이 증권업에 진출하는 기회를 잡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증권업 진출 때와는 달리 이번 생보사 인수는 막대한 자본금이 들어가는 만큼 자본비율이 대폭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지금도 우리금융의 CET1비율이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낮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우리금융 CET1은 비율은 11.96%에 불과하다. ▲KB금융 13.40% ▲신한금융 13.09% ▲하나금융 12.88% 등 다른 경쟁사와 비교하면 1% 가량 차이가 나이가 난다.
CET1비율은 금융지주들이 배당 정책을 설정하는데 기준으로 삼는 지표다. 통상 금융지주들은 CET1비율 목표치를 설정하고 목표 달성 후 남는 재원을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 등에 사용한다. 우리금융은 보험사 인수에 성공한다 해도 CET1비율이 급락하면 배당성향 확대 여력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또, 낮은 CET1비율은 정부가 추진 중인 밸류업 경쟁에서도 걸림돌이 된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2일 기업분석보고서를 통해 "우리금융지주는 경쟁사들과 비교해 낮은 CET1비율 수준"이라며 "오는 8월 우리투자증권 출범, 생명보험사 인수를 위한 실사 진행 등 비은행 자회사 확장이 추진되고 있어 주주환원율 제고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강 연구원은 "인수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동양·ABL생명의 인수가 결정된다면 인수가격, 이후 완전자회사 추진 여부 등에 따라 CET1 부담이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상보다 높은 매각가 역시 넘어야 할 산이다. 우리금융이 롯데손보 인수를 포기한 것도 매각가 때문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앞서 우리금융은 인수 가능한 자금 여력을 1조8000억원이라고 밝힌 상태지만, 롯데손보 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2조원 이상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보험업계는 동양·ABL생명의 매각가를 2조5000조원~3조원이 될 것이라 추산하고 있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2957억원의 사상 최대 순익을 시현한 상장기업으로 자산은 32조4402억원 수준이다. ABL생명은 지난해 80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고, 자산은 17조4707억원 규모다.
이들의 자산을 합치면 49조9109억원이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삼성생명 280조4704억원 ▲교보생명 116조799억원 ▲한화생명 113조6177억원 ▲신한라이프생명 57조5952억원 ▲NH농협생명 53조8435억원에 이어 생보사들 중 6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