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불투명한 뇌기능 개선제 시장, 다음 주도권은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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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불투명한 뇌기능 개선제 시장, 다음 주도권은 누가?
  • 김창원 기자
  • 승인 2024.09.02 0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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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유제약 ETC 마케팅본부 권상아 매니저
위기 맞은 콜린알포세레이트, 대체 성분으로 '은행엽건조엑스' 주목
차별화된 제품력·마케팅 역량 강화…"퀀텀점프 기회라 생각할 것"

[프레스나인] 지난 2020년 일부 적응증에 대한 급여 축소를 비롯해 임상재평가를 진행하는 등 뇌기능 개선제로 사용되는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의 입지가 갈수록 위협받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가 임상재평가에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대안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니세르골린 성분 제제와 은행엽건조엑스 제제를 꼽을 수 있다. 다수의 제약사들이 해당 성분의 제품을 잇따라 확보하며 이후 상황에 대비하고 있는 것.

이 같은 상황에 유유제약은 은행엽건조엑스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던 '타나민'을 내세워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할 준비에 나섰다.

유유제약 ETC 마케팅본부 권상아 매니저.
유유제약 ETC 마케팅본부 권상아 매니저.

 

◆은행엽건조엑스 가능성 대두…유유제약 '타나민'에 기대

최근 '올드드럭'인 은행엽건조엑스 제제가 다시 주목을 받는 것은 뇌기능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의 입지가 점차 불안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령화에 따라 치매 환자가 늘어나면서 여기에 사용되는 약물들이 급격하게 성장했고, 이 과정에서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는 연간 6000억 원대까지 시장이 확대됐다.

하지만 지난 2019년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임상적 유용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고, 이듬해인 2020년부터 임상재평가가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경우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임상재평가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다수의 제약사가 콜린알포세레이트를 대체할 수 있는 경도인지장애 치료제 확보에 나선 상황으로, 그 중 하나로 은행엽건조엑스 제제가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유유제약의 은행엽건조엑스 제제 '타나민정'. 사진/유유제약
유유제약의 은행엽건조엑스 제제 '타나민정'. 사진/유유제약

은행엽건조엑스 제제는 1991년 SK케미칼이 '기넥신에프정'을 허가 받으면서 국내에 처음 등장했다. 당시 기넥신에프는 ▲말초동맥 순환장애(간헐성 파행증) ▲어지러움, 혈관성 및 퇴행성 이명 ▲이명(귀울림), 두통, 기억력감퇴, 집중력장애, 우울감, 어지러움 등의 치매성 증상을 수반하는 기질성 뇌기능장애 등의 적응증을 받았다.

유유제약은 2년 뒤인 1993년 '타나민정'을 허가 받으면서 시장에 뛰어들었고, 이후 기넥신과 함께 국내 은행엽건조엑스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져왔다.

여기에 2020년부터는 고용량인 240mg 용량의 제품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현기증(동맥 경화 증상)과 같은 증상이 동반되는 정신 기능 저하'를 적응증으로 받아 경도인지장애를 정조준하고 있다.

이에 유유제약도 지난 2023년 240mg 용량의 타나민을 추가로 허가 받으며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유유제약 권상아 매니저는 "급격하게 성장하던 콜린알포세레이트 시장이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정체 또는 소폭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반면 딱 2가지 성분이 성장 중으로 하나는 니세르골린, 다른 하나는 은행엽건조엑스 제제"라고 전했다.

이어 "치매 관련 의사들과 만나보면 니세르골린은 적응증이 치매로 한정돼있어 콜린알포세레이트로 인해 기대할 수 있는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은행엽건조엑스는 다양한 레퍼런스를 갖고 있어 그 때가 되면 크게 성장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차별화된 원료 사용…코프로모션 통해 마케팅 강화

은행엽건조엑스 제제는 올드드럭인 만큼 이미 많은 품목이 시장에 판매되고 있다. 고용량인 240mg을 가진 제약사만 41개사에 달한다.

이처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유유제약은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이는 동시에 마케팅 역량이 뛰어난 제약사와의 협력을 선택했다.

먼저 유유제약은 은행엽건조엑스 제제를 처음 개발한 독일 슈바베 사의 'EGb761'을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EGb761은 Extract of Ginkgo biloba 761의 약자로, 우수한 성분 배합비를 위해 독일 슈바베 그룹이 개발한 수많은 샘플 중 가장 뛰어난 761번째 샘플을 표준화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27단계의 특허 추출공정을 거쳐 57종의 성분에 대한 약리기전을 규명해 유해물질 26종을 제거하고 31종의 약효만으로 구성 성분을 표준화시킨 원료의약품이다. 성분 분석(Principal Component Analysis) 결과 높은 성분 일관성(batch-to-batch consistency)이 나타나 약리활성 편차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동일한 성분을 추출하기 위해 의료용으로 은행나무를 재배하고 있으며, 간지러움을 유발하는 성분을 WHO 기준인 5ppm 대비 10분의 1 수준인 0.5ppm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여기에 경쟁사 제품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정제 크기가 작은 편이어서 복용 편의성까지 높였다.

유유제약 타나민의 원료인 EGb761의 생산을 위해 재배하는 은행나무. 사진/유유제약
유유제약 타나민의 원료인 EGb761의 생산을 위해 재배하는 은행나무. 사진/유유제약

권상아 매니저는 "EGb761의 임상 등을 분석해보니 200mg 이상 고용량을 6개월 이상 복용한 군에서 인지기능 개선이 확인됐다"면서 "유럽의 경우 경도인지장애에 EGb761을 사용하라는 권고도 있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아울러 "슈바베 사의 오리지널 제품은 유럽에서도 많이 처방되고 있다"면서 "지금 나오는 모든 제품과 비교해본 것은 아니지만 타나민이 상당히 작게 나왔기 때문에 이로 인한 도전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유유제약은 차별화된 제품을 확보하는 동시에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3월 말 동아에스티와 손을 잡았다. 

종합병원 대상 영업은 양사가 함께 담당하고 병·의원 대상 영업은 동아에스티가, 약국 대상 영업은 유유제약이 담당하기로 한 것.

양사가 공동판매에 나선 이후 가장 먼저 반응이 온 것은 의원 쪽으로 평가된다. 오래된 약물인 만큼 의사들은 약에 대해 잘 알고 있고, 따라서 얼마나 활발하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반응이 달라지게 되는데, 동아에스티가 이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권 매니저는 "병원의 경우 기존에 처방이 많은 경쟁사가 굳건히 방어하고 있어 그걸 뚫기 위해 노력 중"이라면서 "초반에는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올해 매출 목표는 170억 원 정도로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내년에는 200억 원까지 바라보고 있다. 작년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라면서 "모든 은행엽건조엑스 제제 보유 회사들은 콜린알포세레이트 이슈를 퀀텀점프 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할 것 같다.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고 차별화되는 포인트가 있다는 점을 명확히 알리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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