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버블 아니다..과거 IT버블과는 상황 달라
[프레스나인] 국내 증시가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종료될 2026년까지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 오명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에 실적 대비 주가가 저렴한 업종에 투자해 하반 경직성에 기대 상방을 노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신중호 L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일 한국거래소에서 '버블은 밸류에이션으로 무너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주제로 간담회를 열고 하반기 국내 주식 시장과 관련해 박스피를 전망했다.
특히, 신 센터장은 박스피 원인으로 낮은 자기자본이익률(ROE)를 꼬집었다. 그는 "올해 코스피 기업 순이익이 190조원으로 2021년 수준으로 예상되지만 자본 총계는 2021년보다 25% 늘어난 2200조원에 달해 ROE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순이익을 늘리기 힘든 점을 감안하면 자본을 줄여야 하지만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기대하기는 힘든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신 센터장은 국내 증시가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가 종료되는 시점인 2026년쯤 추세적 상승 국면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쉽게 내리지 못하는 이유는 민간 부채 증가 부담으로 인한 금융위기 위험성 때문”이라며 “금리가 2% 초반까지는 내려가야 하는데 한은이 빠르게 내린다고 해도 내년 말은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 센터장은 하방 경직성을 기대할 수 있는 상대적으로 싼 업종을 준비할 것을 권했다. 구체적으로 ▲금리인하 수혜 기대주인 헬스케어 ▲최악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건설 ▲견조한 실적에도 주가가 저평가된 운송 ▲실적 가시성이 높은 정보기술(IT) 하드웨어 등을 언급했다.
반면, 국내와 달리 미국 시장은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급격한 경기침체와 증시 거품 붕괴 가능성에도 선을 그었다. 신 센터장은 “미국은 부채비율이 상대적으로 건전해 소비와 투자 여력이 있고 이제서야 기업대출이 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내리면 시장 성장에 대한 베팅으로 오히려 달러화가 강해질 것”이라며 “엔 캐리 트레이드가 다시 미국 쪽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신 센터장은 인공지능(AI) 투자 버블 우려와 관련해서는 "AI 주도의 공급 성장은 끝이 아니라 오히려 재시작"이라고 평했다. 신 센터장은 "중소기업이나 은행에서 돈을 빌려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과거 IT버블 붕괴와는 상황이 다르다"면서 "현재는 자체 현금 흐름을 가지고 투자할 수 있는 빅테크 '매그니피센트7'(M7)가 주축이라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전했다.
끝으로 우리나라의 높은 가계·기업 부채 문제와 구조조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 센터장은 "가계부채와 기업부채가 각각 100%, 122% 수준으로 매우 높다"며 "부동산 문제와 맞물린 부채 감축이 필요하고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시기"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