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지수는 더 많아져야"
[프레스나인] 김도형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이 "발행사 입장에서는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 투자 행태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며 "운용사들은 건전한 경쟁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현재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상품이 지나치게 다변화되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19일 자본시장연구원과 한국파생상품학회가 주최한 'ETF 시장의 변화와 발전 방향' 정책 심포지엄에서 김 본부장은 토론 패널로 참석했다.
김 본부장은 "동일한 상품에 대해 무분별한 경쟁보다는 다양한 상품으로의 경쟁이 지향되어야 할 것이다"며 "이를 통해 양적인 성장과 동시에 질적인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선 학계의 문제 제기에 따른 대답이다. 이날 현장에서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ETF 시장의 현황과 미래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ETF 성과요인 및 발전 방향'에 대한 발표를 진행한 최수정 숭실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ETF 상품의 과다 경쟁은 수수료율을 하락시키는 측면이 있다"며 "상품이 다양해짐에 따라 투자자 입장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처럼 보이나 개별 ETF의 차별성 부족으로 오히려 투자자들이 상품을 선택하기 어려워진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ETF 상품의 다변화는 추종지수 또한 다변화되는 것을 의미한다"며 "추종지수에 대한 정보 및 이해 부족으로 인한 투자자와 운용사 간 정보 비대칭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도 'ETF시장의 상품구조 변화와 시사점' 발표를 통해 "당시 유행하는 상품으로 투자를 유도하는 운용사 간 마케팅 경쟁이 과도한 것은 아닌지 항시 확인이 필요하다"며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통해 과대광고가 나가지 않도록 감시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같은 지적은 토론을 맡은 강병진 숭실대학교 금융학부 교수에게서도 나왔다. 강 교수는 "현재 국내 ETF 시장은 10년 전 뮤추얼 펀드 시장에서 일어난 현상이 똑같이 반복되고 있다"며 "여러 운용사에서 비슷한 상품을 양산하고 차별화가 되지 않아 투자자 입장에서 믿고 투자하기가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에 김 본부장은 "뮤추얼 펀드 시장의 10년 전 모습을 반복한다는 말씀에 동의한다"면서도 "이는 개인들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습이다"고 답변했다.
이어 "운용사는 결국 이익 창출을 하는 기업이다"며 "다만 그 과정에서 똑같은 상품은 스스로 걸러내고 거래소에서도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등 자정작용이 이뤄지고 있다"고 첨언했다.
또 김 본부장은 "기초지수는 더 많아져야 한다"며 "현재 후발 주자들은 다양화되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표에 따르면 국내 상장 ETF는 2010년대부터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ETF 시장의 순자산총액은 153조원이다.
2024년 12월 기준으로는 현재 총 932개 ETF 종목이 상장되어 있으며 추종지수는 684종에 이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