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일가 투자 가능성...주주들 “개인에게 핵심 기술이나 자산 집중” 지적
<편집자주>바이오니아는 유전공학 기술을 기반으로 분자진단, 신약개발 역량을 갖췄다. 다만 최근에는 현금을 만들 수 있는 화장품, 건기식 등 신사업의 비중이 커지는 분위기다. ‘돈 버는 바이오텍’을 향한 바이오니아의 행보를 들여다본다.
[프레스나인] 바이오니아는 미국 자회사 써나젠테라퓨틱스(siRNAgen Therapeutics)를 통해 난치성 질환 치료제 ‘SRN-001’을 개발해 왔다. 박한오 바이오니아 회장은 딸 박준영(June Park)씨에게 써나젠테라퓨틱스의 최고경영책임자(CEO)를 맡겼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같은 구조에 변화가 감지된다. 박 CEO가 써나젠테라퓨틱스 CEO를 그만두고 새 바이오텍을 창업한 것. 일각에서는 해당 벤처가 오너일가의 지배력 강화 등 사익 추구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박 CEO는 지난해 11월 미국 신약개발 벤처 세노스테라퓨틱스(Cenos Therapeutics)의 공동 창업자(co-founder)이자 CEO로 이름을 올렸다. 직후인 12월 써나젠테라퓨틱스 고문(Advisor)으로 물러났다.
세노스테라퓨틱스는 뇌혈관장벽(BBB)을 투과해 RNA 치료제를 뇌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춘 기업이다. 정식 법인 설립은 지난해 11월 이뤄졌으나 그 전부터 바이오텍으로서 홍보에 나섰다. 지난해 10월 미국서 열린 투자자 네트워킹 행사 바이오인베스터포럼(BIO Investor Forum) 등에 참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박 CEO가 공동 창업자를 표방한 만큼 세노스테라퓨틱스는 그의 온전한 개인 회사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니아, 써나젠테라퓨틱스 등의 투자를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일부 주주는 세노스테라퓨틱스가 써나젠테라퓨틱스에서 갈라져 나온 관계사이며, 박 회장과 박 CEO의 지분율이 높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경우 바이오니아 차원에서 쌓은 신약개발 기술력에 따른 이득이 오너일가로 흘러들어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주주는 주식 커뮤니티를 통해 “써나젠 내에서 또 다른 독립적인 신약 섹터를 나누어 박 CEO의 독자 회사를 만드는 것은, 기술이전을 통해 개인화된 관리와 독립적인 사업 전개를 도모하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며 “이런 분할 과정에서 박 회장과 박 CEO가 지분을 보유하면서 각 회사의 이익을 나누어 가질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만약 각 독립된 법인에서 박 회장과 박 CEO가 상당 부분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면, 최종적으로 바이오니아의 대주주인 두 사람에게 기술과 자산의 소유권이 집중될 수 있다”며 “기술이전과 법인 분할 과정에서 바이오니아가 보유하고 있던 핵심 기술이나 자산이 개인에게 집중되면, 결국 바이오니아는 기술적 우위나 자산을 잃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