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나인] HLB그룹이 결실을 앞둔 신약개발 사업 외에 다른 제약·바이오 영역에서도 굵직한 성과를 잇따라 내면서, 그동안 그룹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구축한 '진단-치료-예방'으로 이어지는 전주기 밸류체인(가치사슬ᆞValue Chain)이 주목받고 있다.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신약개발의 리스크를 헷지한다는 일차적 목적 달성 외에도 3개 성장축을 중심으로 개별 성과들이 도출되면서 탄탄한 펀더멘털이 구축됐다는 평가다.
◆ 새 성장축 '진단', 그룹 성장 본격 기여
최근 바이오 밸류체인 중 가장 눈에 띄는 분야는 가장 앞선 단계인 '진단' 영역이다. 진단 분야를 이끄는 HLB파나진의 개발 성과들이 연달아 발표되면서 그룹 성장에 본격 기여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HLB파나진은 최근 화이자 폐암치료제 '잴코리(성분명 크리조티닙)'의 치료 대상 환자군을 선별하는 ROS1 동반진단 기기인 '파나뮤타이퍼 ROS1'의 국내 허가를 획득했다. 앞서 지난 2019년 유한양행 폐암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오리지널 동반진단 제품으로 '파나뮤타이퍼 EGFR'이 허가받은 후 두 번째 성과다.
회사는 앞으로 EGFR, KRAS, ROS1 등 비소세포폐암 표적항암제에 대한 동반진단 제품군을 강화해 독보적인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HLB파나진의 자회사인 바이오스퀘어도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3개 면역진단 품목을 제품등록(Device Listing) 완료하면서 미국 진출의 첫 발을 내딛었다.
HLB그룹은 지난 2023년 6월 바이오마커를 타깃한 분자진단 플랫폼을 보유한 파나진을 인수하면서 그룹 성장의 핵심 축인 '진단'에 대한 사업 전략을 가시화했다. 이후 지난해 5월 HLB파나진이 면역진단 기업인 '바이오스퀘어'를 인수하면서 호흡기 감염병 진단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여기에 더해 AI신약개발 기업인 '아론티어'에 대한 기술투자로 AI 진단 기술력까지 접목하면서 예측부터 진단까지 진단분야의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사업 기회도 모색하는 모습이다.
◆ 핵심 성장축 '치료'…신약개발 외 비임상, 제조·유통도 성장
HLB그룹 바이오 밸류체인의 가장 탄탄한 중간 고리는 '치료' 영역으로, 최근 신약개발 외에 비임상, 제조·유통 분야에서도 실질적 성과들이 나오면서 핵심 성장축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먼저, 제조·유통 분야에 있어서는 올해 초 HLB헬스케어사업부와 HLB생명과학이 FDA로부터 미세채혈도구 '랜싯(lancet)'과 일회용주사기 '소프젝'의 의료기기 시판전허가(510k)를 획득하며 본격적인 미국 시장 진출을 알렸다. 두 회사는 미국 시장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HLB테라퓨틱스의 콜드체인 사업도 3년 연속 공적 코로나19 백신 유통 업체로 선정되면서 전문성을 재입증했다.
비임상 분야를 이끌고 있는 HLB바이오스텝도 글로벌 비임상 CRO(임상시험수탁기관) 기업으로 도약을 위한 의미 있는 초석을 다지고 있다. 최근 미국 바이오벤처로부터 비임상시험을 수주해 고객이 요구하는 수준의 유효성 결과 보고서를 공급하며 글로벌 트랙레코드(실적)를 쌓았다.
HLB그룹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신약개발 분야에서도 주요 연구개발 성과 발표가 예정돼 있다. HLB의 미국 자회사 엘레바 테라퓨틱스(Elevar Therapeutics)는 올해 3월 내로 간암 신약의 FDA 허가 발표를 앞두고 있다. 또한 최근 기술도입한 경구용 표적항암제 ‘리라푸그라티닙(파이프라인명: RLY-4008)’을 올해 말 담관암 치료제로 FDA에 신약승인신청(NDA)을 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리보세라닙을 선낭암 치료제로 국암종합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 등재해 상업화한다는 전략이다.
HLB테라퓨틱스도 올 상반기 내로 신경영양성각막염(NK) 치료제의 유럽 임상 톱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HLB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베리스모 테라퓨틱스(Verismo Therapeutics)도 올해 안으로 고형암 CAR-T 치료제 미국 임상1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 '예방' 성장축으로 본격 구축...차별화 소재부터 완제품까지
HLB그룹은 지난해 HLB제넥스를 인수하면서 핵심 성장축인 '예방' 영역 구축에 본격 나서고 있다. 앞으로 개인 중심의 예방과 관리로 의료 패러다임이 전환될 것으로 전망하고 선제적으로 사업 추진에 나선 것이다.
HLB제넥스는 특수효소를 생산하는 전문 기업으로 반도체 공정용 효소인 '카탈라제(Catalase)'를 국내 최초로 국산화했으며, 프리바이오틱스의 일종인 갈락토올리고당을 만드는 효소인 ‘락타아제(Lactase)'를 세계 2번째로 자체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고함량 저분자 콜라겐트리펩타이드를 생산할 수 있는 효소인 'CTPase'를 개발해 신성장동력도 확보했다.
HLB제넥스는 앞으로 차별화된 헬스케어 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효소를 넘어 소재와 완제품까지 직접 생산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HLB글로벌도 HLB라이프케어(구 바라바이오)를 인수하며 인구 고령화에 따라 급성장하고 있는 시니어케어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HLB라이프케어는 당뇨병 등 만성대사질환에 대한 진단, 관리 플랫폼을 구축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시니어 건강기능식품(건기식)과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문정환 HLB그룹 기획/인사 부문 부회장은 "진단-예방-치료의 그룹 핵심 성장축은 '사람의 삶을 이롭게 한다(Human Life Better)'는 그룹의 경영이념을 기반으로 한다"면서 "앞으로도 세 성장축을 중심으로 각 영역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기업들을 인수해 그룹 바이오 생태계를 탄탄히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