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나인] 카자흐스탄 금융당국이 BNK금융지주 손자회사 ‘BNK 파이낸스 카자흐스탄(BNK Finance Kazakhstan)’에 대해 오는 2025년 5월 은행 라이선스를 부여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카자흐스탄 금융시장감독개발청(ARDFM) 마디나 아불카심바(Madina Abylkasymova) 청장은 최근 인터팍스 카자흐스탄(Interfax-Kazakhstan)과의 인터뷰를 통해 “BNK 파이낸스 카자흐스탄은 모든 준비 절차를 마무리 중이며, 인가 시점은 5월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BNK 파이낸스 카자흐스탄은 2018년 카자흐스탄에 설립되었고, 현재는 소액대출(Microfinance) 중심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모회사는 BNK금융지주의 자회사 BNK캐피탈이다. BNK캐피탈은 2014년부터 동남아 및 중앙아시아 신흥국가를 중심으로 금융 네트워크를 확장해왔으며,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지에서 성공적으로 마이크로파이낸스 사업을 운영 중이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최근 마이크로파이낸스 기업들의 상업은행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BNK 파이낸스 카자흐스탄 외에도 또 다른 현지 업체 ‘KMF’가 지난 3월 은행 전환 인가를 받은 바 있다. KMF는 현재 은행 정보시스템 구축과 경영진 요건 충족 등 절차를 진행 중이며, 최소 3개월의 준비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초 기준 BNK 파이낸스 카자흐스탄은 총자산 4,630만 달러로 업계 14위권에 올라 있으며, 대출 포트폴리오는 3,860만 달러, 부채는 2,470만 달러, 자기자본은 2,140만 달러, 당기순이익은 110만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BNK금융은 이번 은행 전환을 통해 카자흐스탄 현지 시장에서 본격적인 리테일 및 기업금융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며, 중장기적으로는 중앙아시아 전역을 아우르는 금융 네트워크 구축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카자흐스탄에 진출 실패 사례를 반복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은 지난 2008년 카자흐스탄 최대 은행 중 하나였던 뱅크센터크레디트(BCC)의 지분을 인수하며 중앙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과 현지 금융시장 특유의 불투명성, 환율 리스크, 부실 대출 등의 문제에 직면했고, 결국 2016년 지분을 헐값에 처분하며 철수했다.
기존 사례와 다른 점은 BNK금융은 유기적 성장(organic growth)을 통해 해외 확장을 하는 것이다. 대규모 인수합병 방식이 아닌, 2018년 설립한 자회사 BNK 파이낸스 카자흐스탄을 기반으로 현지화에 초점을 맞춘 영업 네트워크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왔다. 소액대출(MFO)부터 시작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한 후, 은행 라이선스를 취득해 리테일·기업금융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실제로 2025년 초 기준 총자산 4,630만 달러, 순이익 110만 달러를 기록하며 건전한 재무 구조를 유지 중이다.
BNK금융이 현지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현지 시장 특성에 맞춘 금융상품 개발과 고도화된 리스크 관리 시스템 구축이 필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히 한국식 금융을 이식하는 것이 아닌, 카자흐스탄의 소비자 금융 패턴과 중소기업 자금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금융솔루션 제공이 중요하다. 또한, 환율 변동성, 정책 리스크, 부실 채권 가능성 등 신흥국 특유의 리스크를 사전에 모니터링하고, 데이터 기반의 리스크 평가 시스템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
BNK금융은 이번 진출을 계기로 카자흐스탄을 넘어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시장 확대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산·경남 지역 기반’이라는 한계를 넘어 글로벌 지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