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나인] 현대차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출발했던 제네시스가 이제는 ‘럭셔리’를 넘어 ‘퍼포먼스’ 영역까지 확장하며 모터스포츠 무대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제네시스의 고성능 서브 브랜드 ‘마그마’ 라인업의 첫 번째 작품 ‘GV60 마그마(Magma)’를 최근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고속 주행 테스트를 진행하는 모습이 포착되며 국내외 자동차 마니아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GV60 마그마는 기본적으로 현대 아이오닉 5 N과 기아 EV6 GT와 동일한 전기차 플랫폼과 배터리를 공유하지만, 성능과 디자인 측면에서 뚜렷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외관부터가 기존 GV60과는 확연히 다른 공격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전면부에는 양쪽에 카나드(canard, 공기 저항을 줄이고 다운포스를 높이는 장치)를 적용했고, 보다 큰 프론트 스플리터(splitter)가 자리잡고 있다. 차량 옆면과 후면에는 휠 뒤로 공기 배출을 위한 에어 덕트가 마련되어 있으며, 루프 위에는 공기 흐름을 조절하는 스트레이크(strakes)가 추가되어 있다. 이는 포르쉐 911 GT3 RS에서 볼 수 있는 고성능 에어로 다이내믹 기술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제네시스는 미래지향적인 요소로 사이드 미러 대신 카메라를 장착한 점도 눈에 띈다. 이 기술은 이미 기존 GV60 일부 모델에서 제공되고 있지만, 마그마 모델에서는 보다 강한 성능과 결합되어 실용성과 스타일 모두를 고려한 선택으로 보인다. 차량의 휠은 블랙 컬러로 마감되었고, 강렬한 레드 브레이크 캘리퍼가 고성능 모델임을 강조한다.
GV60 마그마에 탑재될 배터리는 아이오닉 5 N과 동일한 84kWh 용량이지만, 전기 모터의 출력은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오닉 5 N은 최대 641마력, EV6 GT는 645마력을 발휘하지만, 테스트 관계자들에 따르면 제네시스 마그마는 최대 700마력 수준까지 끌어올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국내 전기차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출력 수준이며, 글로벌 고성능 전기차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수치다.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흥미로운 요소가 많다. 가상의 변속 시스템인 ‘버추얼 기어 시프트’와 함께, 가솔린 엔진 사운드를 모방한 인공 엔진음도 탑재될 예정이다. 이 기능은 기존 전기차에서 자칫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는 주행감을 보완하기 위한 것으로, 운전자에게 보다 몰입감 있는 주행 경험을 제공한다.
한편, 제네시스는 단순히 고성능 차량만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르망 24시 내구레이스의 하이퍼카(Hypercar) 클래스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이는 단지 기술 과시를 넘어 ‘레이스에서 이긴 차가, 월요일에 판매로 이어진다(Race on Sunday, Sell on Monday)’는 모터스포츠 전통의 마케팅 전략까지 염두에 둔 행보다. 지금까지 고급스러움과 정숙함으로 평가받아온 제네시스가, 이제는 전기 퍼포먼스의 최전선에서 세계적인 브랜드들과 정면 승부를 펼칠 준비를 하고 있는 셈이다.
GV60 마그마의 정식 출시 시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번 뉘르부르크링 테스트를 시작으로 향후 공개 일정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과연 제네시스가 마그마를 통해 고성능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수 있을지, 자동차 업계와 소비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