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ep Dive][오름테라퓨틱]⑤플랫폼 기술 있다고 보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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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 Dive][오름테라퓨틱]⑤플랫폼 기술 있다고 보기 어려워
  • 김창원 기자
  • 승인 2025.05.26 15:21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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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페이로드를 쓴다고 해서 플랫폼 기술이 되는 것 아니야

[프레스나인] ADC(Antibody-Drug Conjugate)를 개발하는 바이오기업에게 링커(Linker) 기술은 가장 중요한 핵심 기술 중 하나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전문가는 없을 것이다. 최근 ADC 개발에 많은 기업이 뛰어들면서, 차별화를 위해 새로운 페이로드(payload)를 사용하는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오름테라퓨틱 역시 이 흐름에 따라 페이로드로 타깃 단백질 분해제(TPD)를 선택했다.

하지만 단순히 기존과 다른 페이로드를 사용한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플랫폼 기술로 분류하기는 어렵다. 오름테라퓨틱이 내세우는 ‘TPD²(Dual-Precision Targeted Protein Degradation)’라는 기술은, 엄밀히 말해 플랫폼 기술이 아니라 일종의 ‘아이디어’에 가깝다. 특정 타깃에 결합하는 항체와 타깃단백질분해제를 함께 사용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Dual-Precision’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으로 보인다. 

물론 바이오기업이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지 않으면 투자를 유치하기 어렵다는 현실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ADC를 개발하는 기업이라면 독자적인 링커 기술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오름테라퓨틱이 개발한 ORM-5029와 ORM-6151에 적용된 링커를 보면, 모두 업계에서 이미 널리 사용되어 온 표준형 링커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ORM-5029는 저용량에서도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해 개발이 중단되었는데, 이 역시 링커 기술의 한계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해당 물질에 사용된 페이로드, 즉 분자 접착제(Molecular glue)는 높은 소수성(hydrophobicity)을 가진다. 이는 항체에 결합하기 어렵고, 결합되더라도 쉽게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이러한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친수성(hydrophilic) 링커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했을 것이다. 그러나 오름테라퓨틱은 소수성에 가까운 Val-Cit-PABC 링커를 선택했다. 만약 저용량에서 독성 문제가 발생했다면, 이는 링커가 조기에 절단되어 페이로드가 암세포에 도달하기 전에 방출되었기 때문으로밖에 설명할 수 없다.

ORM-6151의 경우, 다행히도 페이로드의 소수성 문제를 뒤늦게 인식했는지, 보다 친수성인 β-glucuronide 링커를 적용했다. 하지만 이 링커 또한 업계에서 이미 널리 사용되어 온 표준형 링커에 불과하며, 오름테라퓨틱의 독자 기술은 아니다. 또한, ORM-6151은 혈액암을 적응증으로 하기 때문에 ADC가 멀리 조직까지 도달할 필요가 없다. 여기에 ORM-5029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링커를 사용되었고 이미 BMS가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Acute myeloid leukemia)에서 검증한 GSPT1 단백질 분해제를 페이로드로 사용하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ORM-6151은 성공하더라도 오름테라퓨틱이 받을 로열티가 없다. 

ADC가 처음 FDA 승인을 받은 것은 2000년, 화이자의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 마일로타그(Mylotarg)였다. 그러나 이후 수많은 ADC 개발이 실패하거나 중단된 이유는 링커 기술의 발전이 더뎠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들어 기존의 표준형 링커를 넘어서는 혁신적인 링커 기술이 등장하면서 ADC 기술이 다시 각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아이디어는 누구나 쉽게 모방할 수 있다. 이미 많은 ADC 개발사들이 TPD를 페이로드로 사용하는 접근법을 채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화이자의 자회사인 ADC 강자 씨젠(Seagen)도 단백질 분해제를 페이로드로 사용하는 ADC를 개발 중이며, 머크(Merck)도 C4 테라퓨틱스(C4 Therapeutics)와 함께 TPD 기반 ADC 공동 개발에 나섰다. 국내에서도 리가켐바이오, 동아에스티 계열사 앱티스, 유빅스테라퓨틱스 등 다수 기업이 TPD를 페이로드로 사용하는 물질을 하나 이상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들 회사는 TPD 페이로드 사용을 플랫폼 기술이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플랫폼 기술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이 내세우는 진정한 플랫폼 기술은 바로 링커 기술이다. 특히 리가켐바이오는 링커 기술에 대한 입증된 플랫폼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ADC 치료제 엔허투(Enhertu)가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 역시 혁신적인 링커 기술에 있다.

링커는 암세포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끊어져서는 안 되며, 암세포에 도달한 후에는 끊어져야 한다. 또한, 항체의 원하는 부위에 정확하게 결합할 수 있어야 한다. 엔허투의 링커는 이 모든 조건을 만족시킨다. 엔허투는 항체당 최대 8개의 페이로드를 실은 상태로 암세포까지 안정적으로 도달하고, 암세포 내 과발현된 특정 효소에 의해 선택적으로 절단되면서 뛰어난 안전성과 치료 효능을 입증했다.

오름테라퓨틱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자사의 플랫폼 기술의 기술이전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실질적인 플랫폼 기술이 부재한 상황에서 과연 어떤 기술을 이전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

자료/오름테라퓨틱
자료/오름테라퓨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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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철 2025-05-27 14:16:14
덕분에 저가에 매수해서 20먹고 나갑니다 기자님 화이팅

오름 2025-05-27 11:19:46
기자님 감사합니다 , 저가매수 ㄳㄳ

이수연 2025-05-27 11:12:26
엥간해야 믿어주지 저번 시리즈랑 내용도 똑같노 걍 악성기사

십창나인 2025-05-26 17:14:35
얘네 왜이러는거임? 셀리버리 빨고 hlb빨고 하더니 정신 나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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