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발 ‘전기차 가격 전쟁’에 中 자동차주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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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발 ‘전기차 가격 전쟁’에 中 자동차주 폭락
  • 나한익 기자
  • 승인 2025.05.28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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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나인] 중국 전기차 업계를 강타한 BYD의 대규모 가격 인하 여파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반영되며, 주요 완성차 기업들의 주가가 줄줄이 급락했다. 투자자들은 BYD의 공격적 할인 전략이 업계 전반에 걸쳐 수익성 악화와 출혈 경쟁을 야기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27일 홍콩증시에서 BYD 주가는 9% 가까이 하락하며 전일에 이어 이틀 연속 낙폭을 키웠다. 경쟁사인 지리자동차(Geely)는 7%, 리오토(Li Auto)는 5%, 샤오펑(Xpeng)은 4% 하락하는 등 중국 전기차 대표주들이 동반 급락세를 보였다. 이는 BYD가 지난 주말 20개 이상 모델의 가격을 최대 34%까지 전격 인하한 조치에 따른 것이다.

특히 BYD는 순수 전기 해치백 모델인 ‘시걸(Seagull)’의 가격을 55,800위안(한화 약 1,066만원)까지 낮췄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세단 ‘실 07(Seal 07)’은 34% 할인된 102,800위안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해당 프로모션은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캠페인으로, 시티(Citi) 애널리스트들은 “2분기 BYD 차량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20~30%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시장은 마냥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BYD는 이 같은 물량 확대를 위해 차량당 평균 순이익을 기존 1만위안에서 9,000위안으로 낮출 것을 예고했다. 즉,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한 수익성을 희생하는 것이다. 실제로 BYD는 최근 유럽에서 테슬라를 판매량에서 앞질렀다는 낭보로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직후, 오히려 대규모 할인 전쟁을 개시하며 정반대의 흐름을 만들어냈다.

BYD의 파격적인 행보는 업계 전반에 연쇄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국영 완성차 기업 창안자동차(Changan)는 자사 SUV인 S07 모델에 대해 15% 수준의 현금 할인을 제공했고, 스텔란티스가 지분을 보유한 리프모터(Leapmotor)는 주말 사이 C16과 C11 모델에 각각 28~30% 할인을 적용하는 등 ‘가격 전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중국자동차딜러협회(CADA)의 리옌웨이(Li Yanwei)는 “BYD는 막강한 가격 결정력을 가진 브랜드이기 때문에 이들이 한 번 가격을 내리면 다른 제조사들도 따라가지 않을 수 없다”며, “이는 시장 경쟁을 한층 더 격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당국 역시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최근 “일부 업체들이 원가 이하 가격 전략을 채택하고 있으며, 이는 공정 경쟁을 해치고 시장 메커니즘을 왜곡한다”며 시정을 요구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BYD가 단기적으로는 시장 점유율 방어에 성공할 수 있겠지만, 그 대가로 마진 축소와 주가 변동성 확대라는 리스크를 떠안게 될 가능성을 경고한다. 한편, 현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 제조사들은 이중고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즉, 가격 경쟁에 뛰어들 수 없는 기업은 수익성과 시장 점유율을 동시에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BYD가 불붙인 가격 인하 전쟁이 중국 전기차 시장 전체를 재편하는 ‘게임 체인저’가 될지, 아니면 수익성 위기를 초래하는 ‘독이 든 성배’가 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BYD Seal. 사진/BYD
BYD Seal. 사진/BY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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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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