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나인] 현대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차량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고조되는 비용 부담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불가피한 대응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현대차는 미국 내 판매 전 차종에 대해 약 1% 수준의 권장소비자가격 인상을 준비 중이다. 차량 한 대당 약 4만 달러 가격을 기준으로 하면, 평균 400달러 정도가 오르게 되는 셈이다. 가격 조정은 빠르면 다음 주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있으며, 기존 재고가 아닌 신규 생산 차량부터 순차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차량 기본 가격 외에도 선택 옵션 가격과 배송비 인상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 바닥 매트, 루프레일과 같은 옵션품의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으며, 전반적인 유통 비용도 소비자에게 일부 전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현지 매체를 통해 이번 가격 조정에 대해 “이번 시점은 연례 가격 검토 기간이며, 시장 상황과 소비자 수요를 반영한 조치”라며 “관세와 직접적인 연관 없이 공급과 수요, 규제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 안팎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최근 강화된 미국 관세 정책에 대한 반응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앞서 현대차는 4월 초, 최소 6월 2일까지는 가격 인상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해당 기한이 임박함에 따라, 결국은 관세에 따른 원가 부담을 소비자에게 일정 부분 전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2024년 한 해 동안 총 110만 대의 차량을 미국에 수입했으며, 이는 토요타, GM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미국 현지 생산 확대라는 장기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내 210억 달러(한화 약 29조 원) 규모의 투자를 발표하며, 미국 판매 차량의 70%를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가격 인상과 관세 부담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미국 내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 북미법인 CEO 랜디 파커는 4월 인터뷰에서 “올해도 미친 듯이 팔겠다”며, “5년 연속 판매 기록 경신을 목표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