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나인] KT&G가 약 2억 달러(한화 약 3,000억 원) 규모로 북유럽의 유력 니코틴 파우치 업체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양측은 해당 거래를 두고 협상 중에 있으며, 성사될 경우 이는 KT&G의 2011년 인도네시아 트리삭티 푸르워사리 막무르(Trisakti Purwosari Makmur) 담배 회사 지분 60%를 약 1,400억 원에 인수한 이후 첫 해외 M&A 사례가 될 전망이다.
니코틴 파우치는 흡연 없이 잇몸과 윗입술 사이에 끼워 사용하는 구강용 담배 제품으로, 일부에서는 씹는 담배로 불리기도 한다. 특히 미국과 유럽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세계 1위 브랜드인 ‘진(Zyn)’의 유행으로 ‘진플루언서(Zynfluencer)’, ‘진데믹(Zyndemic)’과 같은 신조어가 등장하고 있다.
KT&G는 전통적인 연초 시장의 위축과 규제 강화 속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현대적 구강 니코틴 시장에 진출하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방경만 대표는 글로벌 M&A, 전략적 파트너십, 자체 제품 개발을 3대 성장 전략으로 제시한 바 있다.
앞서 KT&G는 일본의 한 인삼 업체 인수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에는 서울 남대문에 위치한 4성급 호텔 ‘코트야드 메리어트 남대문’을 매각 시장에 내놓는 등 비핵심 자산 정리에 나서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인수가 글로벌 담배 업계의 무연 제품 확장 전략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은 2022년 세계 최대 니코틴 파우치 제조사인 스웨디시 매치(Swedish Match)를 160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했으며, 현재 미국 니코틴 파우치 시장의 약 80%를 점유하고 있다. 이 인수 이후 PMI의 주가는 80% 급등해 180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KT&G의 행동주의 투자자인 플래시라이트 캐피털 파트너스(FCP)는 KT&G가 필립모리스와 같은 글로벌 기업의 전략을 따를 것을 촉구하며, 새로운 사업 부문 진출을 요구해왔다. 지난해 FCP는 KT&G의 인삼 사업부를 1조 9,000억 원에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했으나, KT&G는 이를 거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