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인도공장 5년간 900개 엔진 도난…공장 내부 기록 조작으로 발각 늦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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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인도공장 5년간 900개 엔진 도난…공장 내부 기록 조작으로 발각 늦어져
  • 나한익 기자
  • 승인 2025.04.17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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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나인] 인도 안드라프라데시(Andhra Pradesh)에 위치한 기아자동차 생산공장에서 지난 5년 동안 무려 900개의 차량용 엔진이 도난당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 같은 대규모 절도가 그동안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채 진행됐다는 점이다. 현재 현지 경찰은 전·현직 직원들이 공모해 내부 기록을 조작하며 도난을 은폐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사건은 기아가 지난 3월 연말 감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처음 이상 징후를 포착하며 수면 위로 드러났다. 수백 개의 엔진이 재고 목록과 일치하지 않자, 기아 측은 즉시 지역 당국에 문제를 신고했고, 경찰은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 초기에는 엔진들이 운송 중에 도난당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으나, 조사 결과 실제 범행은 공장 내부에서 체계적이고 계획적으로 이뤄졌으며, 관련 기록이 고의로 조작된 정황이 드러났다. 무려 900개에 달하는 부품이 5년 동안 아무런 의심 없이 사라진 사실은 충격적이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인도 경제 전문지 이코노믹 타임즈(Economic Times)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 단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이뤄진 절도로 보이며, 내부자의 조력이 있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 세 개의 특별 수사팀을 꾸려 인도 전역을 돌며 증거 수집과 관계자 탐문을 진행 중이다.

엔진이 도난된 구체적인 방식이나, 엔진만을 노린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영화 속 장면처럼 폭력적이기보다는, 훨씬 치밀하고 은밀한 수법이 동원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장 내부자들의 협력이 없었다면 이 정도 규모의 범행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아 측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내부 보안 시스템과 자산 관리 절차 전반에 대한 전면 재점검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글로벌 제조업체에서 수년간 대량 부품이 유출된 사례는 이례적이어서, 업계 전반에도 경각심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기아차 인도
기아차 인도공장. 사진/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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