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나인] 현대자동차그룹이 러시아 시장 복귀를 준비 중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기아는 최근 러시아에서 20건이 넘는 자동차, 부품, 액세서리에 대한 상표권을 등록했고, 이는 모두 러시아 연방 지식재산권청의 승인을 받았다.

최근 러시아 정부가 수입차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면서 중국차 판매가 급감한 가운데, 과거 러시아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현대·기아차가 다시 발판을 마련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한때 러시아 신차 시장에서 23.3%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강력한 입지를 자랑했다. 2021년에는 양 브랜드가 러시아에서 총 35만4,000대를 판매하기도 했다.

하지만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의 강도 높은 경제 제재로 인해 현대차를 포함한 다수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러시아에서 철수했다. 현대차 역시 2023년 12월 공식적으로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했으며, 당시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단돈 14만 원(약 100달러)에 매각했다.

그러나 이 매각 계약에는 2년 내 재매입 옵션이 포함돼 있어, 현대차가 공장을 다시 인수할 수 있는 법적 여지는 남아 있다. 최근 상황은 이러한 옵션 실행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2023년 10월부터 수입차에 대한 관세를 인상해 중국산 자동차에 큰 타격을 입혔다. 2024년 상반기 중국차는 러시아 전체 수입차의 80% 이상을 차지했지만, 2025년 1~2월에는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러시아는 이를 통해 중국 기업들이 현지 생산 설비를 구축하도록 유도하려 하지만, 현재까지 중국 업체들은 러시아 내 공장 설립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틈을 노리고 현대차가 복귀를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러시아 생산기반을 보유했던 경험이 있고, 현지 소비자들도 현대·기아차에 높은 선호를 보여온 만큼, 재진출 시 빠른 시장 회복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쟁이 여전히 지속 중인 러시아에서 자동차 산업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지만, 현대차그룹은 기회를 포착해 재진출의 신호탄을 쏘아올릴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