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ep Dive][오름테라퓨틱]①폭싹 속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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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 Dive][오름테라퓨틱]①폭싹 속였수다
  • 김창원 기자
  • 승인 2025.05.20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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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속이고 IPO 했나?
사기적 부정거래 의심

[프레스나인] 본지는 IPO 공모 당시 오름테라퓨틱에 대한 심층 분석 보도를 통해 ORM-5029는 이미 실패한 파이프라인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본지 관련 기사 하단 링크 참조). ORM-5029는 임상 1상 저용량에서 중대한 이상사례(SAE)가 발생해 투약이 중단된 상황에서 IPO를 강행했다. 신약 개발을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임상 1상 저용량에서 독성 문제로 투약이 중단된 약은 더 이상 용량을 높여 임상을 할 수 없고, 저용량으로는 효능이 없기 때문에 개발을 포기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사실을 잘 알 것이다.

예를 들어, 10알을 먹어야 두통이 사라지는 두통약이 있다고 가정하자. 두통이 심한 환자가 이 약을 1알만 먹었다면, 당연히 두통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임상 1상에서는 동물실험을 통해 독성이 허용되는 최대 용량을 인간에 맞게 환산한 후, 그 10분의 1을 투여한다. 특히 ADC의 경우, 페이로드(payload)의 독성을 감안해야 하므로 이보다 더 낮은 용량을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사실은 업계에 몸담고 있는 개발자라면 누구나 잘 아는 내용이다.

오름테라퓨틱 경영진은 이러한 사실을 IPO 이전부터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만약 몰랐다면, 신약 개발자로서 능력과 경험이 매우 부족하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름테라퓨틱 경영진은 짐짓 모르는 척하며 IPO를 강행했다. 이는 '선을 넘은 행위'로 보인다. 오름테라퓨틱은 증권신고서에서 마치 6.2개월이 지나면 ORM-5029의 임상이 재개될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자료를 배포했다. '사기적 부정거래'가 의심되는 대목이다.

오름테라퓨틱은 증권신고서에 다음과 같이 기재했다. “당사가 진행 중인 임상시험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임상시험에서 부분 임상 보류(partial clinical hold) 후 재개에 관한 구체적인 통계자료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세포 및 유전자 치료 분야의 임상 보류(clinical hold) 사례를 분석한 통계에 따르면, 임상 보류 후 재개까지 평균 약 6.2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투자자를 호도해 IPO를 성공시킨 이러한 부도덕한 경영진이 존재하는 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료/오름테라퓨틱
오름테라퓨틱은 증권신고서에 임상 보류 후 재개까지 평균 약 6.2개월이 소요된다는 자료를 기재했다. 자료/오름테라퓨틱 증권신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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