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주의와 지속적 육성이 구축한 현대카드式 여성 리더십 체계
<편집자주> 금융은 보수적 조직문화를 대표하는 산업으로 여성 임원 비율은 숫자 이상의 의미를 요구받는다. 본지는 금융사 내 여성 리더들의 실질적 역할과 구조적 변화를 따라가며 다양성과 책임이 공존하는 거버넌스의 현재를 기록하고자 한다.
[프레스나인] 현대카드는 여성 리더가 성과로 말하는 조직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여성 임원은 총 13명으로 전체 임원 66명 중 20%를 차지한다. 대부분 한 자릿수에 머무는 카드업계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여성 임원을 보유한 기업이다.
여성 리더 육성은 단기간에 이뤄진 결과가 아니다. 현대카드는 2009년 그룹 최초로 여성 임원을 배출한 이후 꾸준히 여성 인재를 발탁해 왔다. 여성 임원 비중은 2021년 16.1%에서 2024년 20.0%까지 매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현대카드는 임원 선출에 남자, 여자 개념이 없는 회사”라고 말하기도 했다. 수치상 구색을 맞추기 위해 성비를 인위적으로 구성하는 것이 아닌, 역량 중심으로 인재를 발탁하는 성과주의 인사 기조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성과 중심의 인사 기조는 연령 구조에서도 드러난다. 여성 임원 대부분은 1970년대 후반생이며 가장 젊은 임원은 1986년생이다. 연공서열보다 능력을 중시하는 문화가 젊은 여성 리더의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다양성을 중시하는 조직문화는 인재 구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현대카드 임직원 절반은 자동차, 패션, 포털, 금융 등 다양한 업계 출신으로 구성돼 있다.
이러한 문화는 여성 임원 수 확대를 넘어 이들의 역할까지 확장시켰다. 다수 카드사들이 여성 임원을 사외이사나 소비자 보호 부서에 주로 배치하는 것과 달리 현대카드는 ▲브랜드 ▲리스크관리 ▲재무 ▲정보보안 ▲마케팅 ▲감사 ▲디지털 등 주요 부서에 여성 리더를 전면 배치하고 있다.
실제로 유수진 전무는 브랜드본부장을, 박민숙 상무는 카드사업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제연숙 상무는 브랜드부본부장, 이효은 상무는 GPCC본부장을 담당하며 김희정 상무는 법무실을 이끌고 있다.
과거 남성 중심이던 재무와 정보보안 부문에서도 여성 리더가 중심에 섰다. 정연 상무는 재무실장을, 장선영 상무는 정보보안실장을 맡고 있다.
데이터 기반 부문에서도 여성 임원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박혜진 실장은 데이터사이언스를, 박선 실장은 데이터사이언스2실을 이끌고 있다. 윤미옥 실장은 리스크관리, 최화자 실장은 카드운영실을 책임지고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업무에 집중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를 통해 남녀노소 구분 없는 건강한 조직을 구성하고 있다”며 “여성 임원 비중이 높은 점 역시 성과 중심의 기업문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결과”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