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형·B형 혈우병 모두에 적용 가능…피하주사로 편의성 대폭 개선 가능
[프레스나인] GC녹십자는 그린모노, 그린진에프 등 A형 혈우병 치료제를 공급, 오랜 기간 국내 혈우병 환자들의 수요를 충족해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기전의 혈우병 치료제가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이에 GC녹십자도 기존의 약물을 뛰어넘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혈우병은 선천적으로 혈액 내 특정 응고인자가 부족해 출혈이 잘 생기고 출혈 시 지혈이 어려운 유전성 출혈성 질환이다. 주로 X염색체에 위치한 유전자 결함으로 발생하며, 남성에게 주로 나타난다. 주로 8번 응고인자 결핍으로 인해 발생하는 A형 혈우병과 9번 응고인자 결핍으로 발생하는 B형 혈우병으로 구분된다.
그동안 혈우병 치료에는 부족한 응고인자를 정맥주사로 보충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됐다. 여기에 최근에는 JW중외제약이 제8인자 기능을 모방하는 이중특이항체 '헴리브라'를 내놓으며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GC녹십자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새로운 기전의 혈우병 치료제 개발에 나선 것으로, 현재 개발 중인 MG1113A는 혈액응고를 방해하는 인자를 차단해 혈우병을 치료하는 기전이다.
MG1113A는 외인성 경로의 억제인자인 TFPI(Tissue Factor Pathway Inhibitor)에 주목했다.
TFPI는 정상적으로 혈액 응고를 조절해 과도한 혈전 생성을 막는 역할을 하지만, 혈우병 환자에서는 이 억제 작용이 오히려 출혈 경향을 심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TFPI를 억제해 혈우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것으로, TFPI를 억제하면 외인성 응고 경로가 활성화돼 트롬빈 생성이 증가하고, 그 결과 혈액 응고가 촉진된다. 트롬빈은 피브리노겐을 피브린으로 전환시켜 혈액 내 그물망 구조를 형성, 출혈 부위를 막아 지혈을 돕는 단백분해 효소다.
부족한 응고인자를 보충하는 것이 아니라 혈액 응고를 조절하는 TFPI를 억제함으로써 혈액 응고가 더 활발하게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다.
이 같은 기전으로 인해 A형 혈우병과 B형 혈우병 모두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기존 약물에 내성이 생긴 환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MG1113A는 혈우병 환자의 혈장에서 약물의 농도와 비례하게 트롬빈 수치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한 바 있으며, 혈액 응고 시간 및 혈액의 굳기가 정상화되는 현상도 확인했다.
MG1113A는 피하주사(SC) 제형으로 개발하고 있어, 정맥주사(IV)로 투여하던 기존 혈우병 치료제 대비 편의성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동일 기전의 약물로는 화이자의 '힘파브지(성분명 마르스타시맙)'와 노보노디스크 '알헤모(성분명 콘시주맙)' 등이 있으며 일본 다케다도 TFPI 억제 기전의 파이프라인 TAK-227의 임상2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